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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가 '2018 울산광역시 남구 북 페스티벌'을 통해 책 읽는 도시로 만들어가는 대장정에 들어갔다. 지자체마다 책 읽기 운동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남구의 경우 앞으로 남구 관내 도서관에 올해의 책이 비치되어 독서 감상문 등 다채로운 독서 관련 행사가 진행된다.

남구는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책을 선정했다. 주민 선호도가 높은 도서를 올해의 책 선정위원회에서 심사해 최종 3권을 선정했다. 이를 통해 독서문화를 확산하고자하는 노력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독서 캠페인이 벌어지고 독서 관련 행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의 독서문화는 여전히 부끄러운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울산지역 학생 1인당 장서 구입 비용이 전국에서 가장 낮고 사서 배치율도 최저 수준이라고 한다. 딱하다 못해 자괴감까지 든다. 책이 미래이고 도서정책은 그 도시의 내일을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각종 모바일 정보통신 기기와 영상이 각광받는 시대라지만 여전히 책에 대한 효용성은 우뚝하다. 물론 활자 기반 매체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고 그 지위도 나날이 위축되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상이 주는 인상과 기억이 압도적이라 해도 결국 인간과 인간이 이로부터 느끼는 감정을 나누기 위해선 글자로 표현되는 언어를 통할 수밖에 없다.

이제 곧 도서관 주간이 시작된다. 도서관 주간이되면 각 구·군에서도 다양한 독서와 문화행사가 이어진다. 울주군도 권장도서 선정과 행사가 이어지고 남구에서는 북페스티벌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 구·군에서는 구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 등이 자체 행사로 다양한 책읽기 운동도 이어진다.

이와관련 울산시교육청의 책읽는데이 등 독서문화 확산 운동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독서교육 확산을 위해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어 책읽기가 울산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시교육청의 독서문화 확산은 기대가 크다.

울산시교육청의 올해 사업인 '울산학생 책읽는데이'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인문학적 소양 함양 및 통합적 독서 활동 필요'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지난해부터 중점 추진해 온 울산시교육청의 특색사업이다. 올해는 '책읽는 학생, 책읽는 울산' 비전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 사업이 운영된다. 교과는 물론 올해 확대되는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독서교육 추진, 공공도서관 및 작은도서관, 대학, 민간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독서 관련 프로그램과 연계해 독서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게 교육청의 복안이다. 좋은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흔히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남구가 북페스티벌을 시작하고 울산시교육청이 책읽는데이를 통해 독서교육에 몰입하는 이유는 바로 미래의 울산을 위한 투자다. 수년전 미국 중부의 작은 도시에서 6개월 정도 체류한 일이 있다. 그 때 필자를 놀라게 한 것이 바로 공공도서관이다. 시민은 물론 그 도시에 일정기간 머무는 여행자에게도 공공도서관은 개방되어 있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그 곳에는 자료열람부터 세계 각국의 언어로 볼 수 있는 오디오북과 학습용 DVD, 고전에서부터 최신 베스트셀러까지 망라되어 있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작은 시골 도시 수준의 공공도서관이지만 자체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다양성도 혀를 내두르게 했다. 울산을 두고 최근 위기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위기의 시대에 늘 화두가 되는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과거 극심한 위기를 겪은 미국은 미래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았다. 적어도 그들에게 미래는 '도전'이고 극복할 수 있는 '현실'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 미국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미국 전역에 존재하는 공공 도서관이다.

문제는 위기가 아니라 위기에 대한 진단이다. 그리고 그 진단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내는 문제해결 능력이 필요하다. 그 답이 독서라는 점에서 남구의 독서 캠페인이 보다 확산되길 기대한다. 중요한 것은 독서를 어떻게 주민들의 생활과 밀착시키느냐에 있다. 이는 바로 도서관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뉴욕이라는 대도시에 87개의 공공도서관이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인구 7만정도의 조그만 도시 카펠시에 3개의 공공도서관과 20여개의 지역 도서관이 존재하는 곳이 미국이다.

부러워할 일이 아니라 울산도 서둘러야 한다. 산업수도 울산을 문화도시로 바꾸고 위기의 시대를 기회의 시대로 전환하는 힘은 다름 아닌 시민의 역량이다. 그 역량은 바로 책에서 나온 다는 사실을 곱씹어볼 시점이다. 이제 곧 시립도서관이 문을 열게 된다. 이 도서관은 울산의 문화적 역량을 총체적으로 모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올해의 독서운동이 중요하다. 울산의 미래가 책 속에 있고, 책 읽는 도시를 만드는 일이 울산의 미래를 제대로 대비해 나가는 일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구의 북페스티벌이 그 작은 밀알이 되어 울산의 독서문화도 한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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