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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 없이 송철호 예비후보를 울산시장 본선 후보로 공천한 것으로 촉발된 여당 내 공천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민주당 울산시장 예비후보로 뛴 임동호·심규명 두 낙천자는 9일 오전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연이어 기자회견을 갖고 "중앙당의 결정에 부당함이 있지만, 민주당 승리의 길로 가겠다"며 사실상 수용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공천 수용 입장은 송 후보와의 협의에 의한 결정은 아니며, 예비후보 3명이 낙천자는 공천자의 대선본부장을 맡기로 협약한 '원팀(ONE TEAM)선언'의 이행은 더 생각해 볼 문제라며 결정을 유보했다.
 '화학적 결합'을 위해선 공천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셈인데, 당초 이날 오전에 열기로한 송 후보의 울산시장 후보 확정에 따른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한 배경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임동호 공천탈락자는 이날 회견에서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시민과 당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점 지지자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시민의 뜻과 당의 결정에 따라 오늘부로 민주당 울산시장 예비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13 지방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국정운영 기반 구축과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주어진 소명이 있다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 후보의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선거 참여 분위기를 만들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공천된 송 후보에게 축하를 전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친 심 후보에게는 위로를 전한다"며 "당 중심으로 결집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어려운 시절, 울산에서 민주당을 지켜온 자신의 정치 노정을 회고하면서 "돌이켜보면 눈물과 고통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시민과 당의 기준에는 아직도 제가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심규명 공천탈락자는 "참담하고 비참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심경을 피력한 뒤 "민주당은 심규명을 버렸지만, 심규명은 민주당을 버릴 수 없다"며 역시 공천 수용의사를 전했다.
 심 낙천자는 그러면서도 중앙당 공관위의 송 후보 단수추천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2일 당 최고위가 만장일치로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중앙당 공관위가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울산을 포함한 6개 시도지사를 단수 추천해 지방선거 판도의 변화에 찬물을 끼얹었고, 동시에 아름다운 경선을 기대한 울산시민과 당원의 열망을 무시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당원들의 권리를 빼앗아 후보를 일방적으로 선출한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상식과 원칙을 파괴하고 도의와 정의를 짓밟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는 "경선조차 치르지 못하고 하차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말씀하신 최악의 결과인 원칙 없는 패배는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차선책으로 원칙 없는 승리를 선택하기로 했다"는 말로 공천 수용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유로 그는 "이것이 지방정권의 교체를 바라는 당원의 뜻이고,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가져오는 길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두 낙천자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임 낙천자는 "원팀 선언은 공천탈락자가 선대본부장을 맡는 것인데, 지지자들과 의논해서 궁극적으로 당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심 낙천자는 "송 캠프 참여 문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이번 일로 마음을 다친 지지자들을 다독이는 것이 먼저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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