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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은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들을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경찰수사의 지휘권을 내려놨다. 본인을 향하고 있는 각종 의혹이 수사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경찰이 김 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자 황 청장에게 각종 정치공세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황 청장이 경찰 협력단체인 청소년안전위원회로부터 접대 골프를 받았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급기야 경찰청이 감찰 조사까지 나섰다.

항상 청렴과 결백을 주장해오던 황 청장의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이 가해진 것은 당연지사.
황 청장은 "수사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자존심이 상한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에 일고 있는 의혹들이 정말 한낱 의혹에 불과할 뿐이라면, 황 청장의 적극적인 대응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황 청장은 의혹의 '해소' 대신 '회피'를 택해 오히려 작은 불씨에 장작을 던진 꼴이 됐다. 황 청장은 수사 공정성 시비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으로 범죄수사규칙 상의 회피 제도를 택했다지만, 결론적으로는 수사 지휘권을 내려놓는 것으로 의혹 해소는 쉬쉬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황 청장은 수사 지휘에서 물러나기로 한 날 "청안위원장과 통화를 했고, 오해가 해소됐다"고 밝혔지만, 이미 커져버린 의혹을 해소하기엔 다소 부족한 해명이었다. 수사 회피, 수사의 공정성을 위해서였다면 2% 부족한 대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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