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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
강과 냇가
사람 사는 곳 어디든 마다않고
고운 빛으로 피어나
우리 마음을 흔드는 매화와 산수유, 벚꽃
도저히 살 수 없는 척박한 땅
차도 가장자리, 시멘트를 불쑥 비집고 나온 민들레와 냉이꽃
꽃은 꽃
예쁘지 않은 꽃은 없습니다.

진달래 꽃마중

김미혜

분홍빛 꽃물 번지는데
얘들아, 뭐 하니?
꽃놀이 가자
산골 마을 따라가자
봄을 먹자
한 움큼 먹자
입술 가득 꽃물 환하게 들이고
진달래가 되자
봄빛이 되자

어린 시절, 친구들과 뒷산에서 진달래꽃을 많이도 꺾었습니다.
봄 날, 짧은 시간 골목길은 진달래로 덮였지요. 소월의 시처럼 진달래꽃을 즈려밟고 다녔습니다. 진달래를 짓이겨 립스틱처럼 바르고 즐거워하기도 했었지요.


배꽃 비 내리는 날

김미혜

배꽃 떨어진다
꽃을 그리며
빗속으로
떨어진다
아고, 배꽃 다 떨어지겠네
저러다 이모 올 때까지
하나도 안 남겠네
비야, 봄을 떨어뜨리지 마라
도둑고양이처럼 살곰살곰 다녀가라.

 

최봄 아동문학가
최봄 아동문학가

봄 가뭄이 걱정되지만 한창 꽃 피었을 때 비가 오면 어쩐지 싫습니다.
"조금 기다렸다 내리지!"
안타까워서 중얼거리지만 떨어지는 꽃은 떨어지고 피는 꽃은 또 피게 마련입니다.
오늘 꽃마중 하러 가실래요.
혼자서, 혹은 둘이서 손잡고 사뿐사뿐 걸어 봐요.
벌써 벚꽃은 다 지고 없다고요?
벚꽃이 지고 나면 또 다른 꽃이 핍니다.
그 꽃은 오동꽃일 수도 있고 아까시꽃일 수도 있습니다.

'꽃마중' 동시집은 김미혜 선생님이 시를 썼고 이해경 화가가 그림을 그렸어요. 미세기 출판사에서 만들었어요.  최봄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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