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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인구감소에 따른 장기적인 전략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탈 울산을 막기 위한 대책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를 잡아야 정주인구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울산시는 올해 63억원을 들여 베이비부머 세대 등에게 평생교육을 지원한다. 평생교육을 '행복한 시민을 위한 창조학습도시 실현'을 비전으로 4대 전략, 12대 과제, 122개 세부사업으로 짰다. 추진 전략은 지속가능한 평생학습 생태계 조성, 지역사회 창조적 평생학습 역량 강화, 평생학습 체제구축 및 문화 확산, 계층별 생애 단계별 맞춤형 평생학습 지원 등이다.

세부사업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구체적이다. 마을공동체 조성 및 학습 인프라 구축, 학습동아리 활동 지원 확대, 평생학습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 장애인과 소외계층 평생학습 기회 확대, 성인 문해교육 지원 확대, 베이비부머와 세대별 맞춤형 평생학습 지원 등 각 분야별로 다양하다. 울산시는 13억3,000만원을 투입해 평생학습 마을학교 운영, 베이비부머 평생학습 지원, 평생학습 박람회 개최, 평생교육 실태조사 등 22개 사업을 추진한다. 울산시교육청은 4억8,000만원을 들여 교육감 지정 평생학습관 운영, 학교형태의 평생교육시설 지원, 초등학력 인정 문자해득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15개 사업을 벌인다. 지역 5개 구·군도 행복학습센터 확대, 한마음대학, 평생학습관 확대, 찾아가는 한글교실, 학습형 일자리 디딤돌 사업 등을 펼친다.

이미 울주군은 귀농귀촌인과 귀농귀촌 희망퇴직(예정)자를 위해 드론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울주군은 예비 귀농귀촌인 팸투어를 지역 농촌체험마을 5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소호마을과 옻밭, 못안, 금곡, 중리 등 5개 마을에서 예비 귀농귀촌 시민 800여명을 대상으로 팸투어와 선도 농가 견학, 현장 체험, 귀농 사례 특강 등을 1박 2일 일정으로 운영하는 중이다. 2015년부터 시작한 팸투어 대상자는 그해 335명, 2016년 356명, 2017년 525명에서 올해는 800명까지 대폭 늘었다고 한다. 귀농귀촌인의 역량을 강화하는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귀농귀촌 주민 20명을 대상으로 드론 자격을 딸 수 있도록 올해 교육과정 이수 경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농촌마을 해설사, 농촌체험 학습지도사, 곤충산업 등에도 지원한다. 귀농귀촌인 재능나눔 지원 프로그램도 추진한다. 이는 귀농귀촌인과 마을 주민이 상생하기 위한 재능나눔 활동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울산의 인구감소세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58년생 개띠들의 은퇴는 이제 올초부터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은퇴세대들이 탈울산을 감행 할 경우 울산의 인구감소는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 경기침체로 인구가 줄어들고 탈울산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울산은 인구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울산발전연구원은 이미 퇴직한 베이비부머 세대의 다양한 사회진출 욕구에 맞춰 맞춤형 정보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내놓은 상황이다. 지난해 울산발전연구원은 '노인복지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울산 뉴시니어 지원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울산지역 베이비부머 세대를 위한 복지지원 방향을 제시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높은 욕구에 비해 교육프로그램이나 정보제공·접근 수준이 부족한 만큼 전 생애 주기를 고려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몇 차례 있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새로운 일자리 확보나 소득 창출을 우선시하거나 사회참여·신문화 창출을 원하는 등 확연한 욕구 차이를 보여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정보지 발송, 정보센터나 홈페이지 운영, 정보를 담은 스마트폰 앱 개발 등 온·오프라인 정보의 장을 마련해주고 퇴직 전후나 노후기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은퇴세대를 붙잡아 둘 대책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또 교육프로그램과 여가 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는 새로운 기능의 복합 시설을 비롯해 창업보육센터, 귀농·귀촌 지원센터와 같은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울산의 지난 해 말 기준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체 인구의 16%인 17만4,84명으로, 이들의 자녀세대인 '에코세대'를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34.7%를 차지한다. 상당한 비중이다. 이들이 은퇴시기를 맞아 울산을 떠날 경우 인구가 현저히 감소할 것은 자명하다. 이들에 대한 대책은 곧바로 도시안정성과 직결된다. 도시의 고령화는 성장을 멈추고 쇠퇴한다는 의미다.
울산시가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베이비부머 세대의 44%가 은퇴 후 소득절벽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난 자료도 있다. 이 때문에 은퇴자들은 재취업과 전직 등 소득을 유지하는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정책이다. 당장 시급한 사안이 무엇이며 은퇴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제대로 짚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귀농귀촌 프로그램은 상당한 공감을 가질 내용이다. 울주군은 물론 울산시 차원에서도 이 문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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