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한 교육적 요구를 가진 학생'(그것이 장애 때문이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이 비장애학생과 같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는 것을 통합교육이라고 한다. 현재(2017년 기준) 울산 관내의 유치원과 초, 중, 고등학교에는 180여개의 일반학교(유치원)에 250여개의 특수학급이 설치되어 이들의 통합교육을 돕고 있다. 

내가 특수교사로 교직생활을 시작했던 십 수 년 전만 하더라도 장애나 특수교육대상학생을 보는 시선이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직원회의 시간에 우리학교는 장애아가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토로하는 선생님도 계셨고, 학교에서 좀 활발하다 하는 아이들은 특수반 이름(보통 사랑반)을 부르며 친구들을 놀리기도 했다. 특수교육대상학생으로 선정이 되어도 학구에 특수학급이 없어 옆 동네에서 차를 타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몇 명씩 있었다.  

그 후 울산에는 두 개의 공립 특수학교가 개교했고 초·중·고등학교는 특수학급이 없는 학교보다 있는 학교가 더 많아졌다. 학교가 새로 개교하면 특수학급이 설계에 포함되기도 하고, 경사로나 장애인용 화장실, 점자 유도 블럭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학생들은 더 이상 특수학급 친구들을 장애인이라고 놀리지 않는다. 친구를 잘 도와주고 사이좋게 지내라는 나의 말에 "스스로 할 수 있는 건 하라고 얘기해줘야 해요"라고 어른스러운 대답을 하는 것이 요즘 아이들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시민의식이 성숙해진 덕도 있겠지만 분위기가 이렇게 바뀌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교육현장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장애이해교육(장애인식개선교육)이라고 생각한다.

4월이면 초등학교는 여러 가지 행사로 바쁜 날들을 보내는데 그 중 하나가 장애인의 날 즈음하여 실시되는 장애이해교육이다. 울산시교육청은 관내의 모든 학생에게 연 2회 이상의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도록 하는데 보통은 4월 20일 장애인의 날 부터 1주 동안으로 정해진 장애인 주간을 적극 활용한다. 학생들은 각 장애유형에 따른 기본 에티켓을 배우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애에 대한 시선, 더 나아가서 무심코 지나쳤던 다양한 편견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교육부에서는 인기 방송인들이 참여한 재미있는 교육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아이들은 이것을 흥미롭게 보고 듣고 활동하는 가운데 조금씩 마음을 열어 나간다.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의 날이 돌아왔다. 인터넷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장애인의 복지나 그들의 이동권에 대한 조금은 무거운 기사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은 멀었다는 댓글들이 달린다. 그러나 나는 '다음시간은 음악실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서둘러야한다'며 특수반 친구의 손을 잡고 함께 교실로 올라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의 중심이 되었을 때는 세상이 지금보다 더 밝고 맑고 따뜻해 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