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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이 울산을 알리는 첨병이 된지는 오래된 일이다. 하지만 태화강의 전국적인 지명도와는 달리 강 자체의 관광 콘텐츠화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울산시가 바로 이 부분을 보완해 태화강을 입체적인 관광거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핵심은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짚라인이 들어서고 관광객을 실은 에어보트를 띄우겠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강을 관광객들이 직접 체험하게 하는 강으로 변모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관광도시 울산 브랜드에 힘을 보탤 이 사업들은 이른바 '태화강 그랜드 관광벨트화 개발사업'의 핵심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짚라인 설치 사업이 최근 민간투자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지침서 작성 용역이 진행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용역을 발주했고, 앞으로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업체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위해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짚라인 사업에는 현재 3개의 민간사업자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남은 절차는 국토교통부에 하천 점용허가를 받는 일이다. 공원 변경 수립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울산시는 남산에 높이 15m의 지주를 설치하고, 하부 정류소는 동강병원 배수펌프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공모지침서 용역이 마무리되면 현재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3개 업체가 우선 대상으로 선정될 것"이라며 "이들 업체들은 이미 시에 사업 제안서를 냈고, 앞으로 심사위원단을 만들어 최종 선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짚라인은 양 편의 나무 또는 지주대 사이에 와이어를 설치하고 탑승자와 연결된 트롤리(trolley·일종의 도르래)를 와이어에 걸어 빠른 속도로 반대편으로 이동해 스릴과 함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야외 레포츠다.

울산시는 남산(해발 120m) 정상 은월루에서 태화강과 대숲을 가로 지르는 길이 1㎞의 짚라인 설치를 추진 중이다. 태화강의 또 다른 레져 관광을 담당할 에어 보트 사업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울산시는 하천을 관리하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구·군으로부터 시범운항을 위한 하천 점용 허가를 받았다. 현재 보트 선착을 위한 계류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오는 7월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보트 시범 운행을 위한 용역도 발주한다. 

에어보트는 선체에 프로펠러를 달아 공기를 미는 힘으로 달린다. 이 때문에 수심이 태화강에서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트가 작아 태화교 등 태화강에 놓인 교량들의 교각 사이를 통과할 수도 있다.

울산시는 남구 태화교 아래에 계류장을 설치하고 태화강전망대까지 왕복 4㎞ 구간을 운항할 계획이다. 5·6인승의 에어보트는 수륙양용 보트 제조업체인 월드콥터코리아가 제작을 맡았다. 지난해 관광객 700만명 시대를 맞은 울산시는 앞으로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기 위해 태화강 그랜드 관광벨트화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짚라인 및 에어보트 설치 외 체류형 관광인프라 확충과 해외 관광객을 유인할 사후면세점 거리 조성 등도 추진한다.  체류형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해서는 북구 당사동 87번지 일원 8,035㎡에 국·시비 등 7억5,000만원을 투입해 올해 말까지 오토캠핑장 13면, 캐라반 캠핑장 19면 등을 갖춘 강동국민여가캠핑장을 조성한다. 또 최근 스타즈프리미어호텔(345실)이 문을 여는 등 비즈니스 호텔들도 속속 늘고 있다. 울산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것 중 하나인 면세쇼핑을 활성화하기 위해 사후면세점이 많은 지역을 사후면세점 거리나 존(Zone)으로 지정해 자유롭게 쇼핑도 즐기게 한다는 계획이다.

태화강은 울산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근대화의 기적의 산실이다. 그 태화강이 지난해에만 둔치 일원에서 726건의 행사를 소화했고 연인원 80만7,068명이 찾아와 생태복원의 현장을 목도했다.
이제 태화강은 하천연정 47.54㎞, 유역면적 644.32㎡로 '죽음의 강'에서 생태하천으로 거듭나며 2013년 대한민국 생태관광지 12선, 2015년 20선에 선정된 새로운 관광산업의 현장이 됐다. 바로 이 태화강을 국가정원으로 만드는 작업을 울산시가 추진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열린 정원박람회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앞으로 울산시는 태화강 대공원 일대를 '지방정원'으로 등록, '국가정원' 등록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 대공원 일대인 중구 태화동 일원 91만3270㎡를 지방정원으로 등록했다. '태화강 지방정원'은 문화, 식물, 수변, 참여, 놀이 등 주제별 5종의 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울산시는 이번 '태화강 지방정원' 등록에 이어 정부에 '태화강 국가정원'을 신청할 예정이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순천만에 이어 국내 두 번째 국가정원이 된다. 이제 태화강을 살아 있는  대한민국근대화의 보고이자 생태복원의 현장으로 당당하게 세계인에게 알리는 일을 준비해 나갈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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