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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들어 수주절벽을 벗어나기 시작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초라한 1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억9,600만달러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10억4,500만달러) 대비 4.69% 감소한 수준이다. 

사업별로는 조선부문은 6억7,200만달러를 수주해, 전년 동기(7억6,300만달) 대비 11.9% 줄었다. 반면 엔진기계 부문은 2억7,400만달러로 전년 동기(2억300만달러) 대비 19.1%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까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 초대형가스선(VLGC) 등 가스선 5척을 포함한 7척의 선박을 수주했다.3월 한달 동안에는 가스선 1척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미포조선도 마찬가지다. 현대미포조선의 수주액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3억7,900만달러로 떨어졌다. 컨테이너선 6척 화학제품선 4척 LPG(액화석유가스)선 2척 등 총 12척을 추가 수주했다. 3월 말 수주잔량은 전년 대비 12% 감소한 38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망도 녹록치 않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수주전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대규모 해양플랜트 공사 수주전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셨다.

현대중공업은 석유회사 BP가 발주한 아프리카 또르뚜(Tortue) 가스전 개발 사업의 해양플랜트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중국 코스코(COSCO)와 프랑스 테크닙FMC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내줬다. 이보다 앞서 진행된 노르웨이 국영 석유사 스타토일의 해양플랜트 입찰에서도 수주에 실패했다.

여기다 1조7,000억원대 인도해군의 군수지원함 5척 수주 계획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공세에 더해 전 세계적인 일감 부족 현상으로 오일메이저들이 자국 조선사에 발주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탓이다.

미포조선은 STX조선의 경영 정상화로 국내업체 간의 저가경쟁에 따른 리스크까지 안게됐다. 가스운반선 등 중소형 선박을 중심으로 경쟁구도를 형성해왔던 STX조선해양이 영업을 재개한 것은 현대미포조선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TX조선해양이 가스운반선 등 중소형선박을 중심으로 신규 수주를 크게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어 향후 현대미포조선과의 치열한 수주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은 11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자구계획안을 승인받고 경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전체 1~3월 신조선·해양 수주액은 현대삼호중공업이 가스선 4척 유조선 2척 등 총 6척의 수주고를 올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약 27억달러(약 2,889억원)를 기록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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