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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오는 27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처음으로 우리 땅을 밟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이 분단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로선 처음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한반도 평화 정착의 중대한 전기가 될 정상회담의 상대인만큼 회담의 내용과는 별개로 손님을 맞는 예는 다하겠다는 것이다.

남북은 23일 정상회담을 위한 3차 의전·경호·보도 관련 실무회담에서 정상회담 당일인 27일 공식환영식과 환영 만찬을 열기로 하는 등 세부 일정에 합의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을 국빈으로 예우하느냐는 물음에 "경호나 의전, 경비 부담, 숙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통상적인 '국빈예우'와는 다를 것"이라고 대답하면서도 "다만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정성을 들여서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국빈 자격으로 방남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북이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국빈에 준하는 대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국빈 방문에는 공식 환영식, 의장대 사열과 축하 예포, 국빈만찬 등 가장 높은 수준의 의전이 수반된다. 여기에 국빈이 이동할 때 붙는 사이드카나 거리 환영 깃발 형태, 깃발이 걸리는 장소, 체재비나 차량 등과 관련한 별도의 기준도 마련돼 있다.

남북이 합의해 공개한 정상회담 일정 중 공식 환영식과 환영 만찬이 포함돼 있다. 김 위원장의 방남에 국빈 방문에 준하는 예우를 할 것이란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국빈 방문 때 선보이는 의전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모두 제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일치기 회담인 만큼 별도 숙소나 체재비를 제공할 필요가 없어졌고 김 위원장이 오전부터 판문점에만 머무를 예정이어서 차량 을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정상외교에서 환영의 의미를 담은 의전인 의장대 사열은 청와대가 진행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0년과 2007년 각각 방북 때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의 방북 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 직접 나와 영접하며 인민군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를 사열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도 김정일 위원장의 직접 영접과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

이러한 전례가 있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공식 환영식이 마련된 이상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군의 사열을 받을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남북의 특수관계를 고려했을 때 예포 발사나 양국의 국가 연주와 같은 의전은 생략될 확률이 높다.

한편 이번 회담에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함께 올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첫 남북 지도자 부부 동반 회동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최근 리설주 여사를 부각하면서 정상 국가임을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최초의 남북 '퍼스트 레이디' 만남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서울=김잠출기자 usm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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