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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역 경제 마지막 보루였던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위축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25일 영업이익이 3분의1 가까이 줄어들고 순이익이 지난해의 반토막에 그치는 등 시장 예상치를 한참 밑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555억 300만원으로 전년동기 3,334억 5,400만원 대비 23.4% 감소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순이익도 전년 동기 3,939억원에서 51.9% 감소한 1,89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5조 4,109억 3,700만원으로 같은기간 5조 2,001억 5,500만원에 비해 4.1% 증가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1분기 실적 영업이익 컨센서스인 3,892억원을 1,000억원 이상 밑도는 실적이다.

특히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정유사업의 부진이 실적을 끌어내렸다. 1분기 매출액은 제품 판매단가 상승(전분기 대비 3.9%)에도 불구하고 정기보수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전분기 대비 6.9% 감소했다. 재고 관련 이익 축소와 함께 정기보수로 인한 생산 및 판매량 감소로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0.8% 줄었다.

3월에 시작된 올해 정기보수는 제1기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을 제외하고 4월 초 모두 완료됐다. 제1기 파라자일렌 생산시설의 정기보수는 5월 내 완료된다. 에쓰오일 측은 "하반기는 정기보수 계획이 없어 모든 공정이 최적 수준으로 가동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에쓰오일 측은 "역내 신규시설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강한 수요 성장세와 역내 정유업체들의 봄철 정기보수로 2분기에는 정유부문에서 견조한 정제마진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정유 904억원, 석유화학 810억원, 윤활기유 84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정유 부분에서 동절기 한파 등의 영향으로 강한 수요가 정제마진을 지지했으나 정기 보수 작업으로 원유정제시설 및 고도화 설비 가동률이 5~10%p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비정유부문은 매출액 비중이 19.8%(석유화학 12.8%·윤활기유 7%)에 그쳤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64.6%(석유화학 31.7%·윤활기유 32.9%)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정유 부문에서 역내 신규 시설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 전망에도 전년 대비 강한 수요 성장세와 역내 정유 업체들의 봄철 정기보수로 정제마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석유화학부문에서도 아로마틱 제품의 수요 증가로 견조한 스프레드(제품가와 원료가의 차이)를 보일 것을 예상했다.

올레핀 제품의 경우에도 회사는 중국의 춘절 연휴로 둔화된 폴리프로필렌(PP)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프로필렌옥사이드(PO) 하류부문이 약세로 인한 수요 감소에도 역내 설비의 2분기 정기보수를 바탕으로 견조한 마진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에쓰오일은 윤활기유 부문에 대해서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고품질 제품에 대한 꾸준한 수요 성장에도 불구하고 역내 주요 설비의 정기보수 종료와 신규설비 증설로 인해 공급 측면에서의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모두 우호적이지 않은 만큼, SK이노베이션 등 다른 기업들의 1분기 성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선 및 자동차의 침체 속에서 역대급 실적으로 그나마 울산경제를 버티게 해왔던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부진이 시작되면 울산 지역 경기회복은 더욱 더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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