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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던 현대자동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결국 반토막이 났다. 원화 강세 흐름이 부담으로 작용한 데다 미국, 중국 등 'G2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 22조4,366억원, 6,81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역대 분기 최저 실적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4.0%, 영업이익은 45.5% 감소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치인 9,000억원 안팎을 밑도는 어닝쇼크다. 경상이익은 9,259억원, 순이익은 7,31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 47.3%, 48.0%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2.4%포인트 하락한 3.0%를 기록했다.

현대차 1분기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분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48% 감소한 영업이익 9,8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22조8,090억원, 순이익은 9,266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해 반 토막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IFRS 연결재무제표가 적용 의무화된 2010년 이후 현대차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한 것은 지난해 4분기(7,752억원)가 처음이었다. 순이익도 작년 2분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같은 해 3분기도 1조원을 밑돌았다. 작년 4분기 1조2,870억원으로 반등했지만, 1분기만에 7,316억원으로 하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큰 폭의 원화 강세와 1분기 중 이례적으로 발생했던 파업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비자동차 부문 실적이 하락하며 전체적인 수익성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1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104만9,389대로 1년 전보다 1.7% 감소했다. 다만 가장 부진한 중국을 제외할 경우 글로벌 판매량은 88만3,827대로 같은 기간 2.8%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나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형 싼타페의 신차 효과가 더해지면서 4.5% 늘어난 16만9,203대를 팔았다. 해외에서는 인도와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성장에도 중국 및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 영향으로 2.8% 줄어든 88만186대를 판매했다.

1분기 매출원가율은 84.5%로 집계됐다. 주요 통화 대비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파업에 따른 고정비 비중이 증가한 영향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p 높아졌다. 영업부문 비용은 마케팅 활동 등 전반적인 비용 집행 규모를 축소하면서 작년 동기 대비 8.4% 감소한 2조7,862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 대해 "실적 자체만 놓고 보면 수익성이 둔화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례적으로 1분기 중에 발생했던 파업이나 큰 폭의 원화 강세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작년 하반기 신규 차급에 진출한 코나와 제네시스 G70가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신형 싼타페도 SUV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면서 "주요 신흥시장 판매 또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가 전체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전 세계시장에서 다양한 차급의 많은 신차가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향후 신차와 SUV, 고급차 중심의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점진적인 수익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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