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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아름다운 경선을 위한 '원팀(One Team) 선언'을 했다. 또 자유한국당은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과 공천관리를 통한 당내 화합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최근 울산시장 대진표가 완성되면서 후보자 간 경쟁과 정치 공세가 가열되고 일부에선 비방전까지 동원해 '아름다운 선거'는커녕 '더티한 선거'가 재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울산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울산시장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의 이른바 '고래고기 환부사건 변호'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정치권은 물론 지역사회를 진흙탕 싸움판으로 몰아넣었던 자유한국당의 김기현 시장의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잠잠해지자 이번엔 여당 후보가 공격 타깃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사안에 대해 먼저 문제를 제기한 쪽은 한국당이다.


한국당 울산시당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환경운동 변호사와 인권변호사를 자임해온 송 후보가 불법 고래고기 유통을 변호하고, 서민 사건 의뢰인으로부터 5,000만원을 수임료를 받은 것인 적절하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송 후보 측은 "변호사 수임료는 상식적인 금액이며, 나중에 모두 돌려줬고, 변호를 맡은 사람은 고래고기 환부사건 당사자가 아니고 고래고기를 받아 장사한 식당 관계자"라고 해명했지만, 이번엔 민중당 김창현 울산시장 후보가 나섰다.
김 후보는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환경운동가이자 인권변호사를 자처하던 송 후보가 울산시민을 속였다면 매우 큰 충격이다"며 "송 후보는 비리혐의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라"고 촉구했다.
그는 "울산 시민은 깨끗한 시장을 원한다"며 "전직 판사든, 인권변호사든 시민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없다면 시장 자격이 없다"고 여야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경쟁 상대 간 비방과 폭로는 여야 할 것 없이 같은 당내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에선 남구청장 전략공천과 동구청장 공천심사 결과 번복 과정에 빚어진 잡음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정도다.
전략공천에 반발해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남구청장 예비후보들은 "공천 파행 사태에 책임이 있는 성인수 시당위원장과 최민식 선거기획단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예비후보들은 송철호 시장 후보에 대해서도 "전략공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국당에선 울주군수 경선을 놓고 후보와 지원 세력 간 비방과 갈등이 도를 넘고 있다.
울주군수 경선주자인 이순걸 후보를 지원하는 김두겸 전 남구청장은 지난 25일 자신들을 '패거리 정치세력'으로 몰고, 도덕적 문제가 있는 후보라고 한 강길부 의원과 한동영 후보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한동영 후보는 26일 성명을 통해 "김 전 구청장이 울주군수 경선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며 "울주군을 간섭하지 말라"고 비난했다.


비방전은 여야 거대 정당뿐 아니라 진보진영에서도 표출되고 있다.
정의당과 민중당 울산시당은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진통과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파국을 맞자 서로에게 무산의 책임을 떠넘기며 얼굴을 붉히고 있다.
정의당은 단일화 무산을 "허위사실을 유포한 민중당 책임"이라 추궁하고 있고, 민중당은 "정의당이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특정 정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인식 때문에 경선이 과열되는 양상"이라며 "정당별 후보가 모두 결정되고 본격적인 본선 경쟁이 시작되는 다음 달 초부터는 각 정당 간, 후보 간 근거 없는 흠집 내기가 더욱 성행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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