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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함북 무수단리에서 약 3000km 떨어진 곳에서 2,3단계 로켓 추진체가 낙하했다. 인공위성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의도한 메시지를 보내는 데는 성공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알아보자.

 

   北경제 고충·美대화 군사적 시위


 첫째, 로켓 발사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상당하다는 메시지다.


 2006년의 핵실험과 연계될 경우 핵 미사일로 전환된다. 국제적으로 심각한 위협이다.


 둘째, 로켓 발사는 북한의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메시지다.


 북한의 식량난, 에너지난이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어려움을 당장 해결할 희망도 없다. 세계적인 금융 위기도 북한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로켓 발사로 어려운 경제를 이겨나가겠다고? 이란과 시리아에 수출할 경우다.


 셋째, 로켓 발사는 미국과 대화하자는 메시지다. 외교는 상대적이다.


 수준이 비슷하거나 주고받을 것이 있을 때 힘을 받는다. 북한이 미국의 초라한 파트너라면 대화를 위해 그만큼 뒷자리에서 기다려야 한다. 반대로 무시할 수 없는 면이 있다면 서둘러 대화에 나서게 된다. 북한은 스스로 초라하지 않다면서 빨리 대화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 아닐까.


 북한이 보낸 메시지는 주변국마다 서로 다르게 해석된다. 각각 처한 상황이 다양하므로 읽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불안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해 신중 대응을 주장했다.


 두 나라는 북한과 오랜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중국은 주기적으로 북한에 식량과 에너지를 지원해 주었다. 당근과 채찍에서 영향력이 나온다면 중국 영향력의 근거는 당근이다. 실제로 6자 회담을 통해 북한의 양보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컸다.


 러시아의 경우 경제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북한을 돕기 힘들다. 그렇다고 북한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북한에 대해 벌을 주자고 적극 나서지 않는 정도다.


 다음에 미국의 경우 북한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지 않고 있다.


 그 점이 북한에게는 경제 활동 기회를 얻지 못하게 하는 채찍인 셈이다. 북한 로켓의 메시지는 중동에서 나타날 수 있다. 북한이 이란과 시리아에 미사일을 판매할 경우 외화를 벌어들이지만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위협감을 느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우호적 관계로 이스라엘의 안보 약화는 외면할 일이 아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로켓을 중동 국가에 판매하지 않도록 나서고, 장거리 미사일 기술 이전도 막아야 될 배경이다.


 미국 유권자에 대한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57%가 북한 핵 능력 제거를 위한 군사적 대응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런 방식이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또한 군사적 대응이 국제적 긴장을 확산시킬 수도 있다. 군사적 대응은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20세기 초 일본의 한반도 침략과 만주 점령 이후 중국은 생명과 재산을 유린당한 아픈 역사를 지녔다.

 

   교류·협력으로 평화·공존 일러줘야


 일본은 로켓 발사에 대해 추진체가 영내에 떨어질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일본의 방어체계를 시험해 보았고, 북한의 위협이 커졌다는 명분으로 극우파가 군비 강화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북한의 메시지를 어떻게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남북이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평화와 공존으로 가자는 내용이다.


 즉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미국과의 대화를 요구하는데 로켓 기술의 과시가 불필요하다는 것을 교류와 협력으로 알려주자.


 로켓 개발이 아니라 평화 정착이 남북의 생활을 향상시킨다는 믿음을 주자.


 아울러 우발적 충돌과 긴장을 줄이자는 시각에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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