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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립도서관이 드디어 개관했다. 울산시립도서관 개관을 기다렸던 터라 개관 소식을 듣자마자 다녀왔다. 멋진 울산시립도서관 안을 돌아보니 그 동안 울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 행사에 많이 참여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남달랐다.

작년부터 울산광역시 교육청은 독서를 통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다양한 '책 읽는데이~' 활동으로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게 노력 했다. 올해는 '책 읽는 학생' 뿐만 아니라 더 확장하여 '책 읽는 울산'을 만들려는 시점에서 울산시립도서관 개관 소식은 학부모의 한사람으로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다.

필자는 결혼 후 독일 에서 장기 거주한 경험이 있다. 그 때 시민들의 도서관 이용 모습을 떠올려보면 도서관 이용은 유아와 학생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미는 엄마부터 노인들까지 말 그대로 남녀노소 모두 에코백을 들고 다니며 책을 대출하여 읽는 것이 일상생활이었다. 또 도서관은 시민들이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평생학습의 장소로 이용되고, 시민들이 도서관에서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사랑방의 장소로도 이용되고 있었다.

우리도 앞으로 그러한 생활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어르신들을 위한 큰 글씨 책, 다문화가족을 위한 책,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 등 상당히 미래 지향적으로 잘 계획된 부분을 볼 수 있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이런 높은 수준의 공공 도서관에 맞게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공공장소의 예절을 잘 가르쳐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높은 수준의 공공시설을 앞으로도 많이 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시립도서관이 수험생들을 위한 독서실로 전락되지 않고 모든 시민이 마음껏 책을 읽고, 카프카의 표현을 인용하면 '책이라는 도끼로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독서의 장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책을 읽는 사람은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아진다.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게 되고, 깊은 사고를 통해 생각의 폭의 넓어지고 창의력, 생각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울산에 이런 수준의 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앞으로 울산시민의 시민의식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디지털 문화가 확산되고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질수록 사람들은 더 아날로그적인 것을 찾는다고 한다. 해외 여행에서 그 도시의 멋진 도서관이나 북카페, 서점 등을 찾아다니는 테마여행을 하거나, 멋진 도서관 사진을 하나쯤 품거나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울산시립도서관 개관은 다른 도시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게 될 것이고,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울산에 있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뿐 만아니라 교육청 소속 4개 공공도서관, 아파트 단지 내 있는 도서관 등 작은 도서관의 중심 허브 역할을 잘 해내기를 기대한다. 물리적으로만 멋진 장소뿐만 아니라 울산 시민의 마음을 따뜻하게 품어주는 정서적인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
 
지금은 어린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종합 도서관을 이용하게 되고, 또 도서관 주변에 심어진 작은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숲을 만드는 미래를 그려본다. 그 안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책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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