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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울산 옹기축제에는 전국의 옹기 도붓장수(등짐 행상)가 모여든다고 한다. 옹기와 도붓장수의 결합은 절묘한 만남이다. 자연스러운 결합이자 전통의 복원이라는 찬사가 나오는 이유다. 울산시 울주군과 옹기축제추진위원회는 오늘부터 열리는 제18회 울산옹기축제를 신명 나는 '도붓장수 옹기장날'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고산 옹기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전국 옹기장수들이 모이면서 장터와 주막이 들어서고, 옹기장수들이 깜짝 경매와 놀이마당을 펼치는 것이다.

옹기장수들은 된장 항아리, 식초 항아리, 반상기세트, 콩나물시루 등 저마다의 물품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한다. 관람객들은 도붓장수들과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즉석 경매에서 저렴하게 옹기를 살 수도 있다.

축제 관계자는 "도붓장수 옹기장날은 외고산 옹기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판매까지 연결되는 대표 프로그램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올해 처음 선을 보이는 만큼 다른 축제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킬러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옹기축제는 '옹기 좋GO~!! 인심 좋GO~!!'를 주제로 이번주말과 연휴 마지막날인 7일까지 계속된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흙놀이터와 물놀이터, 불놀이터가 운영된다. 울산옹기박물관 앞마당에 설치되는 흙놀이터는 아이들이 옹기 흙을 마음껏 만지고 뒹굴 수 있는 공간이다. 축제 기간 울산광역시 무형문화재 옹기장인의 시연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옹기제작 시연관이 운영된다.  울산옹기박물관에서는 옹기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1층에는 상설전시관 작품을, 2층에는 대한민국 옹기공모전 입상작 작품을 각각 만날 수 있다. 또 특별전시실에서는 동아시아 옹기특별전이 4일 개막돼 한국과 중국, 일본의 옹기문화를 만나볼 수 있다.

옹기축제는 지역 대표 특산물인 '옹기'에 대한 홍보 및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생활옹기의 보급과 전통산업 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마련한 행사다. 무엇보다 울산 옹기축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몇차례나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옹기마을 체험관광프로그램도 문화체육관광부 '2017 전통문화 체험관광 프로그램 10선'에 선정된 알찬 축제다.

그런 의미에서 울산 옹기축제는 지역전통축제를 넘어 대한민국 대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국내 최대 옹기 생산지이자 우리민족 대표 발효음식의 원형을 간직한 옹기가 이제 축제를 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울주군은 지난해 옹기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착실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이제는 옹기축제가 일년에 한번 열리는 지역 축제가 아니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전승 발전시키는 세계 유산으로 거듭나야 할 전환점에 섰다. 문제는 인프라다. 축제기간 만이 아니라 상시적인 특화된 지역 문화의 장소로서 옹기마을에 대한 세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지금 전국의 수많은 축제들은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하나같이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에 차별성이 없는 전시성행사가 수두룩하다보니 나오는 이야기다. 성공한 축제들은 대부분 민간이 주도하고 관이 홍보를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한 가지라도 축제 특색을 살릴 수 있는 확실한 아이템, 그 축제에 가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옹기축제를 계기로 그동안 울산의 축제는 어떠했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앞을 다투어 자신들만의 역사성을 내세워 축제문화로 연결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울산은 어떤가. 50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도시라 전국 1위의 소득을 자랑하게 됐다.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것들은 '돈이 안 되니' 갈아엎고 파헤쳐 굴뚝으로 보상 받자는 천박한 논리가 남아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논리가 축제에도 퍼져 있다. 그저 사람을 모으기 위해 난장을 펴고 요란한 음악과 유명가수들의 노래로 한바탕 흐드러지게 노는 것이 축제의 남은 기억이 아니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겉으로는 새로운 먹거리로 관광산업 활성화를 기치로 내걸고 있지만 외지 관광객 유입은 커녕 헛돈만 썼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에 하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옹기축제는 남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울산 옹기축제는 국내 유일의 옹기집단시설이라는 매력적인 인적자원을 갖고 있기에 옹기축제의 모태가 되기에 충분했다. 차별화된 소재와 역사성을 갖춘 만큼 성공한 축제로 뻗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외고산 옹기마을은 지난 1950년대부터 옹기를 굽기 시작한 뒤 세월이 흐르면서 전국 각지에서 350여명의 옹기 장인과 도공들이 모여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옹기문화를 소재로 한 옹기축제가 갈수록 인지도를 더하고 있는 만큼 세계유산 지정과 킬러콘텐츠 강화로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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