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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증가세를 이어온 울산 수출이 지역 3대 주력산업의 트리플 하락에 따라 급락세로 반전했다. 주력산업의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지역 경기의 하방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2018년 3월 울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8.2%나 급감한 50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2월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던 울산 수출은 지난달 들어 가파르게 감소하며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 같은 수치는 전국 수출이 같은 기간 6.1% 증가하는 등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바람에 울산 수출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이며 경기, 충남, 서울에 이은 전국 4위로 주저앉았다. 여기에는 상승기조를 유지하며 선박의 부진을 만회해왔던 석유제품의 하락반전과 최근 들어 시작된 자동차의 수출 감소폭 확대가 크게 작용했다. 실제 석유제품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9%나 감소한 13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수출단가 상승(24%)에도 불구하고 정기보수 등으로 인한 물량 감소(-27.3%)와 지난해 같은달 수출 급증(71.3%)에 따른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다. 지역 수출이 선박에 이은 자동차의 부진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도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며 전체 수치를 견인해왔던 석유제품은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자동차의 수출도 같은 기간 18%나 감소한 12억6,000만 달러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같은 달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데 따른 기저효과와 최대 수출국인 미국 시장(-27.3%)에서의 판매 부진 지속으로 두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행히 석유화학제품과 자동차부품이 같은 기간 각각 7.7%, 5.9% 씩 증가한 7억3,000만 달러, 3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전체적인 하락추세를 막지는 못했다. 선박은 여전히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선박 수출은 67.2% 급감한 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월별 최대수출액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달(8억2,000만 달러) 대비한 기저효과와 선박 인도 물량 감소 등으로 급감 기조를 이어갔다.
이 같은 울산 수출의 하락기조는 세관 통관 물량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울산세관의 '2018년 3월 울산지역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2.1% 감소한 55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세관의 수출액 감소에는 올 들어 낙폭을 키우고 있는 자동차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자동차는 기존 모델(싼타페, 맥스크루즈)의 수출 감소 등 최대 수출시장인 북미지역 판매부진으로 수출 금액이 15.2%나 꺾였다. 특히 미국 시장은 27.6%나 급감한 5억 달러를 수출하는데 머물렀다. 선박도 발주량 및 수주잔량 감소로 수출금액이 지난해 3월 8억2,000만 달러에서 2억8,000만 달러로 65.4%나 내려가며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밖에 유류는 7.9% 감소했고 화학제품은 6.2%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본부 관계자는 "최대 수출시장인 북미 지역 판매 부진에 따른 자동차 수출감소와 수주잔량 및 발주량 감소로 인한 선박수출 감소로 3월 울산지역 수출액이 크게 줄었다"며 "미·중간 통상 갈등 우려, 자동차 및 선박수출 감소 등 하방요인이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 등 호재도 소멸되지 않았으니 지역 수출입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해 다소 위안이 되는 분위기다.

많은 전문가들은 울산의 장기침체 국면이 예견된 것이라 진단한다. 무엇보다 조선·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성장세 둔화는 지역경제 침체로 곧바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장치산업에 의존하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한발 늦어버렸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의 수주 가뭄에 따른 물량 부족과 구조조정, 현대자동차의 중국·미국시장 판매 부진이 협력업체·소상공인 등 지역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는 이미 지난 2011년 이후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에서 나오는 진단이다. 울산은 2011년 수출액 1,01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수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15~20%씩 감소해 지난해 652억 달러에 머물렀다.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울산의 침체는 자만과 무사안일, 미래를 볼 줄 모르는 나태에서 빚어진 결과라는 보다 혹독한 진단을 한다. 그 좋은 예가 최악의 노사관계다. 울산의 위기 상황에서도 현대중공업은 또다시 파업을 결의한 것이 좋은 예이다.

이대로 가면 울산의 미래는 참담하다. 행정의 창조적 정책과 시민들의 새로운 의식, 산업현장의 혁신, 정부의 집중적인 미래투자가 담보되어야 울산의 미래가 되살아 날 수 있다. 앞으로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미래를 위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이 운선순위인지 제대로 살펴 이 위기를 극복할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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