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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경우 호텔 등 여행객을 위한 숙박시설 부족으로 체류형 관광 부문에서 언제나 열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이야기는 옛말이 됐다. 이제는 울산이 호텔업계의 치열한 고객유치 열전이 벌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숙박 인프라가 없다는 핸디캡 때문에 '경유도시'의 설움을 견뎌왔던 울산시는 이를 발판삼아 울산역과 지역 호텔을 바로 잇는 시티투어를 개발해 '관광도시'로의 진화를 본격화한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울산시와 지역 호텔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울산에 등록 운영되고 있는 호텔은 16개소로, 객실수는 2,286개에 달한다. 올해만 해도 남구 삼산로에 '스타즈 호텔'이 문을 연데 이어 산업로에 '여우비관광호텔'이 들어섰고, 중구 번영로에 '호텔다움'이 손님을 맞는 등 3곳의 관광호텔이 잇따라 오픈했다. 여기다 중구 태화강변 젊음의 거리 쪽에는 울산 최초의 '레지던스'인 '리버사이트호텔'이 입성하면서 지역 호텔시장에 합류했다.

울산에 호텔 입점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 남구 삼산로에 비지니스급 호텔 건설붐이 일면서 부터다. 먼저 남구 삼산로에 롯데시티호텔이 먼저 문을 열었고, 바로 옆에 신라스테이울산이 뒤이어 오픈하면서 인근 롯데호텔, 울산시티호텔과 함께 이른바 '호텔스트리트'를 형성했다. 호텔의 공격적 출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20년까지 일본계 비즈니스 호텔인 토요코인을 비롯해 12개소·1,206실이 추가 준공될 예정이어서 3년 내 호텔급 숙박인프라는 현재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호텔업계는 울산의 입지적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인근 경주나 부산 등 관광지를 끼고 있고, 이들 도시를 합친 광역권을 놓고 볼 때 울산이 가장 접근성 높은 최중심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여기다 주5일제가 전면 정착한데 이어 최근 '욜로(You Only Live Once)' '휘게(Hygge)' '소확행(小確幸)' 등 바람을 타고 여행객들이 증가하면서 울산 호텔시장의 성장성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숙박인프라에 갈증을 느껴왔던 행정도 최근의 경향을 반기는 분위기다. 울산시는 호텔이 없어서 포기해야했던 대형 경기나 행사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울산시는 상시적인 관광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호텔과 연계한 시티투어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시의 시티투어버스로 KTX울산역에서 호텔로 바로 이동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호텔업계와 협력해 시티투어 패키지를 만들고 시의 지원으로 투어 요금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시가 지난해 울산방문의해를 시작한 이후 울산의 관광 인프라는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대왕암공원, 영남알프스는 지난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100곳'에 새롭게 선정됐다. 울산시가 '울산 방문의 해'를 추진한 성과 중의 하나다. 이제 해가 바뀌고 울산방문의해가 끝났다고 이를 잊어서는 안된다. 울산은 2013년부터 관광 100선에 포함된 간절곶과 더불어 총 4곳이 전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울산을 알리고 있다.

문제는 이들 관광지를 거점으로 한 울산 관광루트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울산의 관광자원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선결과제는 두가지다. 하나는 관광공사 등 컨트롤타워와 종합관광센터 등 관광서비스 인프라다. 울산을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일은 한번 온 관광객을 붙잡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울산 방문의해를 통해 울산을 알린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 보다 체계화되고 내실 있는 울산 관광을 모색해야 하기 위해 울산권에 관광정보센터 등 거점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이다. '관광 울산 구축'을 위한 지역관광의 컨트롤 타워 설치도 정보센터와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울산시도 이미 한국관광공사 울산지사 설립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관광객의 꾸준한 유입과 이를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총괄하는 관광공사 울산지사 설립은 필수적이다.

두번째 과제는 내실화를 위한 투자다. 이는 관광 인프라의 확충과 인적 물적 인프라 확충이 중심이다. 지난해 예상보다 많은 수의 관광객이 울산을 다녀갔지만 숙박업계에서는 실질적인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체류형 관광이 이뤄지지 않은 결과다. 울산은 동해를 끼고 있는 천혜의 해안 절경과 울주 7봉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배산임해'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신라문화 발원지이기도 하고 고대 원시인의 고래잡이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독특한 테마관광지이기도 하다. 울산만이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을 어떻게 홍보하느냐의 문제와 관광객들을 만족시킬 인프라를 갖추느냐의 문제는 관광산업의 지속성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언양터미널을 관광서비스센터로 활용하고 이를 거점으로 울산관광의 지평을 넓히는 시도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관계당국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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