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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남북교류협력 추진 TF 출범 회의를 열고, 경협을 비롯한 본격적인 남북교류협력 추진 태세를 갖춰 나가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TF 구성은 지난달 30일 열린 울산시 월간업무계획 보고회에서 김기현 시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TF는 창조경제본부장 등 남북교류협력 분야 소관 실·국장,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테크노파크, 울산항만공사, 울산상공회의소 등 유관기관으로 구성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중앙부처와 타 시·도 관련 동향을 공유하고 울산시 차원의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여건 및 방향을 논의하는 한편, 유관기관으로부터 건의나 제언을 청취했다.

회의를 통해 울산시는 남북교류협력 기금 조성과 남북교류협력위원회 구성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을 우선 결정하고, 앞으로 북미 정상회담과 대북 제재 등 여건 변화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면서 예산편성 등 사업을 구체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울산광역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위원장인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TF 정례회를 격월로 개최하고, 실무협의회를 수시로 열어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상황을 점검하는 등 내실을 기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미 많은 전문가가 울산의 북방교역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과의 교류를 위한 육로, 해로, 철로 등 물류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는 진단이다. 북방시대 거점이자 환동해권 교통요충지로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제대로 활용해야 할 과제도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울산항은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일본의 주요항구와 교류가 가능하고, 실제 김대중 정부 당시에는 '대북지원 물류거점항'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항만물류산업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는 남북 정상회담과 처음으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때문에 울산시도 남북교류협력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호재로 보고 TF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전준비에 나설 태세다.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방으로 향하는 다양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울산이 주목할 점은 철도와 해양부문의 기회다. 이미 부산의 경우 기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도착하는 일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이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힘에 따라 나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사안이 그냥 말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가시화 할 문제라는데 있다.

철도의 연결은 단순한 교통수단의 연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강원도의 경우는 남북교류사업 재개 시 가장 가시적인 진전이 기대되는 사업으로 동해선의 연장선인 강릉∼고성 제진 간 동해북부선 철도 등 남북 강원도 간 철도 연결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동해북부선은 통일·북방시대를 대비하는 남북 종단연결교통망이자 미래 유라시아대륙과 통하는 핵심 교통망이다. 부산에서 북한∼러시아를 거쳐 유럽을 잇는 대륙철도와 연결하는 사업이다. 2016년 확정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 사업으로 반영돼 있다. 총사업비는 2조3,490억원으로 시속 250㎞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동해북부선은 부산∼울산∼삼척∼강릉∼고성∼원산을 잇는 동해선 철도의 일부분이다. 총 167.4㎞로 삼척∼동해∼강릉은 철로가 놓여있고, 강릉∼양양∼속초∼고성 구간은 단절된 상태다. 강릉∼고성 제진 구간만 연결되면 울산에서 동해안을 종단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되는 철도망을 구축할 수 있다. 고성 제진에서 군사분계선까지 7㎞는 2006년 12월 철도가 완공돼 바로 북한 철도와 연결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철도 노선이 한반도철도(TKR)∼시베리아철도 연계의 최적 노선인 데다 경제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데 있다.
만약 이 노선이 정말 실현된다면 해상운송보다 수송시간을 23일 단축, 획기적인 물류비 절감이 가능하다. 특히 동해북부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경제지도 구상의 핵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환동해권은 울산 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북방특수의 전진기지가 환동해권이라는 점에서 환동해권은 한반도 동해안 지역과 북한, 일본 서안, 중국 동북 3성과 러시아 극동지역을 망라한 글로벌 경제협력벨트로 자리하는 신 경제 특수의 호재다.
그 출발지에 대한민국 산업 수도인 울산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절호의 기회다. 울산으로서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모든 역량을 발휘해 북방시대에 대비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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