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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철과 함께 한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은 인류문화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금속이다. 특히 한반도 철 생산 역사의 중심에는 울산 북구에 위치한 달천철장이 있었다. 

한반도에서는 삼한시대부터 철을 생산했다. 달천철장은 조선시대 후기 전국 철 생산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 제일의 철 생산지로 유명했다. 달천철장은 한반도 철기문화의 대표적 유적지로 우리 선조들의 얼과 유구한 철의 역사, 쇠부리문화가 숨쉬고 있는 곳으로, 역사성·사실성· 독창성이 공존하고 있다. 오늘날 울산이 우리나라 산업수도의 위상을 갖출 수 있었던 것도 달천철장으로부터 비롯된 철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지리적·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울산 북구에서는 철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울산쇠부리축제를 열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쇠부리축제가 올해 14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북구청 광장에서 '산업의 두드락, 쇠부리 울림으로'를 주제로 쇠를 모티브로 한 20여 종의 문화 체험행사를 선보인다. 독창적인 제철문화인 '울산쇠부리' 복원을 목표로 진행중인 제철기술 복원실험이 올해도 계속된다. 지난 2016년 울산쇠부리 제철기술의 복원을 위해 민·관·학 거버넌스인 울산쇠부리복원추진단을 구성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네번째를 맞는 이번 실험에서는 울산쇠부리의 특징인 원료(토철)와 생산품(선철)에 근접하기 위해 토철과 유사한 분광을 사용해 선철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는 국내 학계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것으로 그 결과가 주목된다. 또 제련로 모델을 원형에서 방형으로 바꿔 새로운 결과가 기대된다.

이번 축제에서는 울산쇠부리소리의 정체성을 더욱 부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울산쇠부리소리'의 무형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학술연구용역과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해 울산쇠부리소리에 보다 학술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학술연구용역 결과는 울산쇠부리소리 무형문화재 등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민속놀이 울산쇠부리소리, 솟대쟁이놀이, 소나기 프로젝트와 소리꾼 김용우가 함께하는 쇠부리민속놀이한마당이 흥겨움을 더한다. 주제공연 '불의 노래'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국내 유일의 파이어 아트 퍼포먼스 팀인 '예술불꽃-화랑'이 철의 역사와 대장장이를 모티브로 화려한 불꽃 공연을 선보인다. 불꽃과 무용수들의 감각적인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융복합예술이 기대감을 갖게 한다.

올해는 특히 울산청년예술가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그동안 지역 청년들이 참여할 수 프로그램이 적었다는 의견에 따라 청년예술가들이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가 모임 '사니부니'와 철든청년 페스티벌을 공동으로 기획했다. 청년토크, 청년백일장, 불매DJ클럽, 마술 등으로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참여형 공간을 연출한다. 폐버스를 활용한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의 만남인 아트카 '리본:Re-born' 프로젝트, 거리퍼레이드에도 청년들이 참가한다. 축제에서 먹거리도 빠질 수 없다. 대형 비빔밥을 함께 비벼 나누는 비빔밥 시식행사와 미니 용광로 3초 삼겹살구이는 이색 먹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울산쇠부리축제는 이제 명실상부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은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가 다들 비슷비슷해서 볼거리가 없다고 한다. 울산쇠부리는 우리 지역의 정체성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무형유산임에 틀림없다. 산업도시 울산의 역사와 정체성이 담겨 있는 철 문화의 재해석을 통해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행사가 '울산쇠부리축제'다. 

쇠부리축제는 어르신들에게 과거의 추억을, 자녀들에게는 철의 역사와 문화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효과를 제공한다. 관람객 모두에게 멋진 추억거리를 선사할 울산쇠부리축제에 많은 분의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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