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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주력산업인 조선업은 세계시장에서 한국이 독보적인 1위 산업이었고, 자동차 산업 또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의 자랑이다. 하지만 저유가시대와 경제 불황은 울산시의 주력 산업인 조선과 자동차관련 산업의 침체로 이어졌으며, 위기 극복을 위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울산시는 친환경 에너지, 드론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거점이 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선도전략과 함께 "THE RISING CITY" 울산 브랜드 슬로건에 담긴 의미처럼 미래지향적인 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단지의 입지는 여전히 기존 제도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시 외각의 저렴한 지가를 이용하여 싼 가격으로 공장용지를 제공하고, 도심지의 기존 기반시설을 활용하기 어려운 곳에 입지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도로나 상·하수도시설의 설치 등 개발비용이 과도하게 들어가는 비효율적인 현상이 지속되고, 사업비 낭비요인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단지의 주요 유치업종이 중·화학 산업에서 제조·첨단·기술연구 산업으로 변해가는 시점에서 재원이 과다 소요되는 도시외곽으로의 입지보다는 주거지 인근 지대로의 산업단지 조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필자는 '공급자 위주의 개발'이라는 기존 방식에 얽매여서 산업단지 입지를 선정한 사례를 통해, 산업단지의 입지를 선정할 때에는 저렴한 지가보다 기존 시가지와의 연계성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KCC일반산업단지의 경우 울산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저렴한 공장용지로 인해 나름의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교통 접근성 미흡과 전문화된 인력 공급의 부족, 근로자와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주거시설이 없어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체가 입주를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고정비용인 지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근로자들은 입주를 꺼리게 됨으로써 울산시의 고용증가로 직결되지 않을 수 도 있다.

반면 최근에 조성된 공영개발 산단의 경우, 시가지 인근에 입지하여 기업유치 경쟁력을 강화하였다. 울산테크노일반산업단지는 도심지와의 연계성과 교통 접근성에서 볼 때 청량IC와 국도 14호선 등을 통한 접근성이 양호하고 인근 시가지에서의 충분한 인적자산을 바탕으로 기업체의 인력수급에 문제가 없으며, 특히 동해선인 덕하역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철도를 이용하여 태화강역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부산권과 포항권에서도 대중교통만으로 산업단지내로의 접근이 가능하여 입지적인 경쟁력이 매우 우수하다. 또 단지 내 지역대학 제2캠퍼스와 R&D시설이 입지하여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대단위 주거단지가 위치하는 등 복합개발을 추진하였다. 이에 따라 직주근접을 실현하고 주·야간 유동인구가 많아 타 산업단지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

울산시는 2012년부터 2018년 3월까지 연평균 6%P씩 업체수가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산업단지 입지방식을 유지한다면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유치하기가 어렵고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 속에서 뒤쳐지게 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문제 인식하에서 도시기본계획과 기존 시가지와의 접근성을 고려한 입지선정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는 있지만 GB해제 등 중앙행정기관의 권한을 넘기 어렵고 예산부족으로 인하여 능동적인 대처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미래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산업단지 입지선정에 대한 새로운 제도와 기준이 마련되어야 될 시점이며 이를 통해 20세기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울산이, 21세기 미래 경제에서도 다시 한 번 더 주도적인 역할을 선도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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