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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방문의 해인 지난해 울산시가 발표한 관광객 수가 정부 공식 통계에 비해 200만명 넘게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개별 관광지 입장객 수를 합산해 울산 전체 관광객 통계로 잘못 사용했는데, 이 통계마저도 정부 공식 통계에 비해 지나치게 많았던 것이다. 이 같은 통계의 오류에도 불구하고 시는 이를 성과로 판단, 올해 1,000만 관광객 유치 목표를 세웠다.
 14일 울산시는 지난 2014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의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통계'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지역 관광객 수를 집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통계는 증빙자료 확인이 가능한 전국 지자체 관광지점이 대상이다. 유료관광지 입장권 매표 실적, 무료관광지 무인계측기, 폐쇄회로(CC)TV 등으로 산정한다.
 문제는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통계를 지역 관광객 총량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서울 14곳 부산 7곳 비해 너무 많아
이 통계는 각 관광지점 방문객 현황을 집계한다. 관광객은 다양한 관광지를 방문하기 때문에 이 통계를 합쳐서 지역 관광객 수로 사용하면 중복 집계가 될 수밖에 없다. 관광객이 늘지 않더라도 관광지점이 많으면 수치상으로는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구조인 것이다.
 또 전국의 관광지가 모두 통계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울산의 경우 관광지점이 32곳이지만 이보다 관광지가 더 많은 서울은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 등 14곳, 부산은 태종대 관광지, 부산아쿠아리움 등 7곳에 불과하다.
 문체부는 이 통계를 지역의 전체 관광객 수로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이 통계로 관광객 5,000만 시대를 열었다고 발표한 전라남도에 홈페이지의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 전남도 통계오용으로 삭제 권고
문체부 관계자는 "전남에는 300여 곳이 관광지점으로 등록돼 있다. 14곳만 등록된 서울에 비해 훨씬 관광객이 많게 보일 수밖에 없다. 통계를 오용한 사례"라며 "이 통계는 특정 관광지의 관광객 수 변화에 참고자료로 사용하고, 전체 관광객 수는 국민여행실태조사, 외래관광객실태조사 등의 통계를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오류 탓에 시가 산정한 지난해 총 관광객 수도 200만명가량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지점 기준 관광객 되레 줄어
시는 총 721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2017 울산 방문의 해' 목표치인 400만 명을 초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공식 통계인 문체부가 발표한 '2017 주요 관광지점 입장객 통계'를 시의 방식대로 합친 수는 517만명이었다.
 주요 관광지점의 입장객 수치차가 컸다. 시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태화강대공원은 246만명, 대왕암공원 137만명으로 집계했지만 정부 발표에서는 절반 수준인 태화강대공원 106만명, 대왕암공원 72만명에 그쳤다.
 한곳의 관광지점에 여러 대의 계측기가 설치돼 있는데 시는 이를 모두 통계에 포함했고, 문체부는 한 곳만 인정해 차이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실제 울산을 찾은 관광객 수는 517만명보다도 훨씬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는 2016년 22곳에서 지난해 32곳으로 관광지점을 늘렸다. 추가된 지점에는 지난해 가장 많은 입장객이 찾은 태화강대공원, 대왕암공원이 포함됐다.
 2016년 기준으로 관광지점 입장객 총수를 단순 비교하면 2016년에는 260만명, 지난해에는 256만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시의 발표처럼 대폭적인 증가는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이 같은 문제들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수치를 바탕으로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를 1,000만명으로 잡았다.

# "객관성 결여 불구 이 방법밖에 없어"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이 통계가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지자체에서 입장객 수를 집계하는 방법은 현재 이 통계밖에는 없다"면서 "지난해 방문의 해라는 특수성으로 관광객 수가 중요했기 때문에 이 통계를 합산해 공식적으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이 통계를 관광객 총량으로 공식 발표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건설 중인 스마트시티센터 등을 통해 빅데이터를 활용해 관광객을 집계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1,000만명은 단순 목표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조창훈기자 usjc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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