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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시내버스 사고로 2명이 목숨을 잃고 37명이 다치는 등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죽음의 도로' 북구 아산로가 대대적인 안전시설 보강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울산의 대표적인 교통사고 다발구간인 아산로에서 출근길 시내버스 사고로 수십명 사상자가 발생한 비극이 발생한 이후 안전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당시 버스 사고는 동구 방어진 쪽에서 아산로를 거쳐 시내로 가던 시내버스가 끼어든 차량을 피하려다 발생했다. 버스 사고가 일어난 아산로는 교통사고 다발 지역으로 지목돼 온 곳이다. 이날 버스 사고는 동구 방어진 쪽에서 아산로를 거쳐 가던 중이었다.

이 구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문제점으로는 2015년 울산대교와 함께 생긴 염포산터널이 생기면서 더욱 가중됐다는 지적이다. 아산로에서 염포산터널로 합류하는 고가도로가 건설되면서 기존 편도 3차선이던 아산로 일부 구간이 불가피하게 편도 2차선 형태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차량 흐름이 꼬이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화물차 등 대형차들의 통행이 많은 탓에 차선 구조가 큰 사고 위험성을 부른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 말고도 교통의식의 문제도 지적해야 한다. 이날 사고도 무리한 끼어들기가 주된 원인이었다. 무리한 끼어들기와 과속은 교통사고의 주된 원인이 된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다. 울산종합건설본부가 울산지방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등 관계기관과 아산로 안전시설 개선논의를 통해 이달 안으로 도로안전시설물을 보강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아산로의 교통사고 발생횟수는 2015년 49건, 2016년 26건, 2017년 25건으로 총 100여건에 달한다. 2015년 울산시가 속도제한을 10㎞ 낮추면서 사고율이 줄었지만 이달 들어서도 지난 3일과 5일 2건의 추돌사고가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아산로는 북구 명촌교 북단사거리에서 염포동 성내삼거리를 연결하는 왕복 6차선 도로다. 동구 방향 성내삼거리 커브 구간 등을 빼면 도로 대부분이 직선 구간인데다 접속 교차로도 시작점과 종점 외에는 없다보니 과속이 빈번했다.

특히 지난달 버스사고로 시민 불안감이 높아지자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부 구간 갓길이나 안전지대가 없는 점도 지적됐으나, 울산시는 도로의 구조·시설에 따른 길어깨와 측대 설치기준이 만족해 갓길이나 가드레일은 설치할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갓길을 설치할 경우 차선을 줄여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중대형 사고발생 시 차들이 도로를 이탈할 가능성은 있어 향후 대책마련이 숙제로 남았다. 울산시는 우선 명촌지하차도 입구 중앙분리대가 끊기는 구간에 불법 유턴차량 사고를 막기 위한 중앙분리대를 추가 설치한다. 그동안 물류차량 등의 과속이 문제된 만큼 중대형차량의 외곽지역 운행을 유도하기 위해 도로 중앙선을 따라 박는 도로표지병도 추가한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통사고 발생이나 사망자 수는 높은 편이라는 사실이다. 사고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는 운전자들의 의식과 교통인프라에 있다. 성숙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교통문화 선진화는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어서 일시적인 노력이나 단편적인 정책지원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의식이나 기초질서 의식도 되짚어 봐야 할 때다. 울산의 운전자들이 가진 교통문화 의식은 전국지자체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이다. 교통문화지수는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교통안전공단이 주관하는 전국대상 조사로 운전행태, 교통안전, 보행행태, 교통환경 등으로 구분해 분석한 후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전국의 교통문화 의식수준을 보여주는 지수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해 전국 교통문화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의 교통문화 지수는 82.24점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12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84.21점으로 전국 2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전국 순위에서 10계단 이상 하락했다.

교통문화 개선을 위해 울산 경찰은 정지선 위반, 끼어들기 등 교통사고 유발행위에 대해 범칙금 부과보다는 계도를 통한 기초질서 확립을 강조하고 있으나 운전자들의 위반 건수는 감소되기는 커녕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단속보다는 계도 위주로 기초질서 확립에 노력하고 있지만 개인이 지키지 않으면 모두 허사라는 이야기다. 교통법규 준수와 남에 대한 배려와 양보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교통질서 지키기는 선진사회, 선진문화로 가는 필수요소라는 점에서 운전자들의 의식 제고가 시급한 실정이다. 비록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통질서 확립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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