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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부터 울산대공원 장미원과 남문광장에서 장미축제가 열린다. 올해 축제는 '러브스토리 인 울산'을 주제로 공식행사와 공연, 전시·체험 등으로 구성된다. 개막식은 18일 장미원에서 축하 퍼레이드, 점등 불꽃 쇼, 멀티 레이저 쇼 등으로 진행된다. 개막일에는 김동규와 오정해의 파워 오브 러브(POWER OF LOVE), 27일 폐막일에 김범수의 사랑영화 음악회가 열린다. 또 19일 김태우와 거미의 러브 콘서트, 20일 최정원의 러브 뮤지컬, 22일 최현우의 환상적인 마술쇼, 26일 부활의 록밴드 스폐셜 등이 선보인다. 로즈 밸리 콘서트, 러브 뮤직 콘서트 인형극, 게릴라 퍼포먼스, 로즈 관악제 등 매일 주·야간 향기 가득한 장미원 무대에서 아름다운 선율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민참여 전시·체험 행사로는 코스튬플레이, 장미 빌리지, 장미 사진콘테스트와 수상작품 전시, 로즈 카페, 행복카페 등이 마련된다.

장미는 지난 2013년 울산을 대표하는 시화(市花)로 선정됐다. 시화 선정 과정에서 장미는 배꽃과 함께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무엇보다 시민과 전문가 의견이 갈린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장미의 선호도가 높았고 시민 설문조사에서는 배꽃이 높았다. 문제는 배꽃의 경우 재배 면적이 지속적으로 줄고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단점이 시화 선정의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장미는 현재 시점에서 시민과 친숙하고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활성화 이후 장미에 대한 시민의 사랑도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앞으로의 과제는 장미축제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꽃 축제가 열린다. 꽃이 피는 계절에 맞춰 관람객에게 휴식과 즐거움을 주는 축제라면 일회성 행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꽃 축제를 여는 목적과 지향점이 분명해야 한다. 꽃 축제나 박람회 개최의 최종 목적은 화훼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있기 때문에 꽃 축제가 화훼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국내외 교역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울산시는 이미 장미 도시 울산(Rose City Ulsan)을 위한 '장미테마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총 19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남부순환도로 등 15개 구간에 장미 8만 본을 식재하는 것으로 이달 착수해 내년 완료될 예정이다. 울산시는 올해는 1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울산대공원과 연결되는 남부순환도로 등 7개 구간에 5만 본을 식재한다. 내년에는 9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산업로 등 8개 구간에 3만 본을 식재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장미축제 개최 시 울산대공원 외에는 장미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방문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추진하게 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울산대공원 장미원과 이번에 열리는 장미축제로 장미는 울산을 상징하는 하나의 매개체로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도심 속 장미의 화려함이 다하여 울산만의 장미도시 경관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장미축제를 계기로 축제의 확실한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축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울산발전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자료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울발연 박재영 박사는 울산대공원 장미축제와 울산옹기축제, 울산고래축제에 대한 빅데이터 기반의 키워드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장미축제는 트위터 86.7%(뉴스3.8%, 블로그 9.6%), 옹기축제는 뉴스 92%(트위터 0.6%, 블로그 7.4%), 고래축제의 경우 뉴스 64.4%(블로그 15.8%, 트위터 19.8%)로 노출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미축제를 살펴보면 행사 이전(1월 1일~5월 18일)에는 '기대', '이쁨', '향기'등 긍정 및 중립이 85.5%에서 행사시작 이후(5월 19일~5월 31일) 94%로 증가했다. 같은기간 '문제', '비싸', '아쉬움' 등 부정은 14.5%에서 6%로 감소했다. 박 박사는 장미축제는 동문 주차 해결책, 다양한 먹거리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조사에서 지적된 문제는 울산시가 앞으로 장미축제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중요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앞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꽃 축제나 박람회 개최의 최종 목적은 지역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지역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측면이 강하다. 특히 장미축제의 경우 단순한 장미 경관을 넘어 꽃 축제의 핵심인 장미 화훼농가의 적극적인 참여와 품종개발 등 비즈니스 확대도 지향해야 할 사안이다. 이를 통해 장미품종의 국내외 교역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신품종 개발과 화훼 재배기술 교육이 이루어지고, 농협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 등으로 고품질 화훼 생산에 주력해야 한다.

그냥 장미를 보고 즐기면 되는 것이라는 단순한 축제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할지 모를 일이지만 이왕에 울산 대표축제로 만들 생각이라면 보다 미래지향적인 생각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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