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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진 공연 감독.

젊은이들로 붐비는 남구 삼산동의 번화가 한 복판. 지난 주말 이곳에선 시민들의 발길을 붙드는 이색적인 거리 공연이 펼쳐졌다.
 남구 고래문화재단의 '거리음악회'의 일환으로 업스퀘어 광장에서 마련된 이날 공연에는 거리공연 예술단체 '팀 퍼니스트'가 코미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지나던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08년부터 시작된 거리음악회
3월부터 '프로젝트' 새로운 변화
예술가-관객 예기치 않은 만남
"창의적 영감·생산적 시간됐으면"


 2008년부터 시작된 남구 '거리음악회'는 올 들어 기존의 인디밴드, 트로트 가수 등이 주축을 이루던 식상한 공연 방식에서 벗어나 신체극, 마술 등 거리 퍼포먼스 장르를 다양화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 중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이예진(35) 공연 감독이 있다.
 이 감독은 지난 3월부터 '울산 남구[굿:거리]프로젝트'를 기획, 연간 70여회의 공연을 연출하면서 남구 거리 공연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그는 "산업 발전에 앞장서온 울산이란 도시는 아직까지 시민들의 정서가 많이 경직돼 있는 것 같다"며 "일상속의 영역인 거리에서 만나는 예술로 시민들의 정서를 어루만지고, 그들이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거리 공연 문화가 울산에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이 감독은 '예술가와 관객의 소통'과 '시민들의 에티켓'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관객들이 원하는 것은 대단한 예술가의 수준 높은 공연이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따라서 예술가들은 공연을 통해 자신들의 예술적 욕구를 일방적으로 표출해낼 것이 아니라 관객과 소통하며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능력 또한 갖춰야한다"며 "여기에 시민들이 최소한의 에티켓을 지키며 열린 마음으로 예술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보태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거리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예기치 않은 기쁨'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실내에서 열리는 공연은 대부분 밑그림을 알고 오는 이들이 소비하지만, 거리 공연은 어느 날 우연히 지나가다가 만나는 일상의 이벤트가 될 수 있다. 관객들이 예고되지 않은 상황에서 느끼는 감동은 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자리를 뜰 수도 있다"며 "이러한 거리 공연의 특성을 이해하고 사람들을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드는 것이 예술가와 기획자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울산은 현재 거리공연과 버스킹 활성화를 고민하는 단계다. 초기에는 버스킹 정착을 위한 구역 설정이나 장비 대여 등 기초적인 지원을 돕고, 이러한 문화가 점차 성장해 추후에는 자연 발생적인 거리 공연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거리 공연이라고 해서 단순히 음악을 듣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잠시나마 창의적 영감을 받고, 생산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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