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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조원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상승하던 울산지역 가계빚 증가세가 올해 1분기 들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고강도 정책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관련 담보대출이 줄어든데 따른 것으로, 이자가 높아진 대출금 상환부담으로 인해 가계빚은 한동안 둔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8년 1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해 1월~3월 기준 울산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20조3,3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9조4,481억보다 8,912억원(4.6%) 증가한 금액이다.

가계빚 증가세를 부추겼던 주택담보대출도 여전히 늘고 있다.
울산지역 1분기 주택담보대출은 11조6,4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1조2,432억원보다 4,052억원(3.6%)늘어났다.

다만 증가세는 둔화됐다.
특히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온 울산지역 분기별 가계빚은 1분기 19조4,481억원에서 2분기 19조8976억원으로 급증한데 이어 3분기에는 20조1,787억원까지 뛰며 20조원대를 처음 넘어섰다. 이어 같은해 4분기에는 20조4,564억원까지 덩치를 불렸다. 

이처럼 무섭게 급증하던 가계빚은 올해 1분기 들어 직전 분기보다 1,261억원 줄어들며 주춤해지는 모습이다.
이는 가계빚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둔화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울산지역 주택담보대출은 직전 분기보다 1,502억원 줄어들었다. 지난해 1분기 11조2,432억원, 2분기 11조5,625억원, 3분기 11조6,925억원 4분기 11조7,986억원 등 고점을 경신하며 이어지던 증가세가 소폭 꺾인 것이다.

이는 정부의 강도높은 정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빚을 내는 현상이 줄어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실제 울산의 주택사업경기는 바닥을 찍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의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SBI) 실적치는 35.7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국 평균 65의 절반 수준으로, 전국 특별광역시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입주 폭탄으로 미분양도 늘고 있다.
울산의 미분양은 3월말 기준으로 83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481가구에 그쳤던 미분양은 3개월만에 두배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악성 미분양으로 분리되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도 36가구나 된다. 지난해 12월 14가구 였던 준공후미분양 주택은 올들어 1월 21가구, 2월 36가구 등으로 불어난 이후 3월까지 비중이 유지되고 있다.

높아진 주택담보대출 이자도 가계빚 증가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한 1분기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실질 금리는 연 2.38%에 달한다.
이는 2.54%를 기록한 2015년 3분기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비중이다. 즉, 대표적인 명목금리 지표인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 연 3.68%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 1.3%를 뺀 결과다.
가계대출 실질금리는 2012년과 2013년 3%대를 찍다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점차 하락해, 지난해 3분기에는 1.12%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한은도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실질금리도 다시 2%대로 복귀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금리 상승은 소득이 제자리인 상황에서 가계의 대출 이자 부담만 키우기 때문에 대출 이용자들이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 대출과 기타대출 모두 증가 폭이 축소됐다"며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비은행 가계대출 리스크관리 강화 등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의 증가 폭 등이 전분기대비 축소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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