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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에 이상 기후 등으로 '해송 킬러'로 불리는 솔껍질깍지벌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3일 울산시와 지역 구군에 따르면 최근 북구 정자, 동구 대왕암공원, 울주군 간절곶 해맞이공원 등 해안가를 중심으로 솔껍질깍지벌레가 확산되고 있다. 솔껍질깍지벌레는 성충과 약충이 가지에 기생하며 수액을 빨아 먹어 피해 소나무는 잎이 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피해는 주로 해안가 주변 소나무가 밀집된 지역에서 집단적 또는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소나무가 말라 죽는 것은 소나무재선충병과 같지만 솔껍질깍지벌레는 1~2년간 지속적인 피해가 있어야 고사하기 때문에 전염성이나 심각성 측면에서 다소 약하다. 피해 발생 시기도 솔껍질깍지벌레는 3∼5월, 소나무재선충병은 9~11월로 차이를 보인다. 

현재 시와 구군은 솔껍질깍지벌레 피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안가뿐 아니라 지난해 피해가 없었던 중구 입화산 인근 등 도심지역 피해도 확인되면서 울산 전역에 수백ha의 피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솔껍질깍지벌레가 확산되는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상기후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소나무가 쇄약해진 데다 올해 3~4월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솔껍질깍지벌레가 활동하기 좋은 여건이 갖춰졌다는 분석이다.

시는 각 구군의 조사가 마무리되면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방제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다음달부터는 깍지벌레가 휴면기에 들어가는 시기라 밀도 조절을 위해 가지를 솎아내는 임업적 방재에 집중한다. 약재를 이용한 방제 작업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가을부터는 약재 방제 작업을, 11월부터는 나무 주사를 통한 방제에 나선다. 피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내년 봄에는 다시 약재 방제를 한다.

시는 솔껍질깍지벌레 피해가 늘어난 만큼 추가 예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시와 구군의 관련 예산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집중돼 있다. 감염되면 100% 고사하는 치명적인 산림병해충이라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는 84억5,300만원, 솔껍질깍지벌레 방제에는 2억4,200만원이 투입됐다. 올해는 소나무재선충병 107억1,900만원, 솔껍질깍지벌레 2억1,800만원의 예산에 편성돼 있다.  

시 관계자는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예산은 앞으로도 꾸준히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솔껍질깍지벌레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산림청에 추가 예산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몇 년간 울산지역 소나무를 고사시켰던 소나무재선충병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20만그루, 2017년 15만3,000그루, 올해 12만3,000그루 등이다. 울산시는 소나무재선충병 재발생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책임방제구역제' 도입, 꾸준한 예산 투입 등이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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