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선거의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갖춰졌다. 지난주말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등록 마감 결과 울산지역은 평균 2.76대 1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했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24∼25일 후보등록 신청을 받은 결과 총 80명을 뽑는 울산지역 선거에서 시장 4명, 교육감 7명, 국회의원 6명, 기초단체장 18명 등 221명의 후보가 등록했다고 집계했다.

울산시장 후보로는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자유한국당 김기현, 바른미래당 이영희, 민중당 김창현 등 4명의 후보가 등록했다. 송 후보와 한국당 김 후보는 전과가 없다. 이 후보는 업무방해와 노동쟁의조정법 위반 등 2건, 민중당 김 후보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죄와 국가보안법 위반 등 4건의 전과를 각각 신고했다.

교육감 선거에는 구광렬 울산대 교수, 권오영 전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김석기 전 교육감, 노옥희 전 교육위원, 박흥수 전 시교육청 교육국장, 장평규 전 울산교원노조위원장, 정찬모 전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가나다 순) 등 7명이 등록했다. 이 가운데 구광렬, 권오영, 박흥수, 장평규 등 4명의 후보는 범죄전력이 없다.

김석기 후보는 뇌물공여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3건을, 노옥희 후보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공용물건손상 등 4건을 신고했다. 정찬모 후보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1건이 있다.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는 민주당 이상헌, 한국당 박대동, 바른미래당 강석구, 민중당 권오길, 무소속 정진우·박재묵 등 6명이 등록했다. 박대동·권오길·박재묵 후보는 전과가 없다. 이상헌 후보는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등 2건, 강석구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3건, 정진우 후보는 상해 등 2건을 각각 신고했다.

5개 구·군 구청장과 군수를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는 중구 2명, 남구 4명, 동구 4명, 북구 5명, 울주군 3명 등 18명이 등록했다. 광역의회 지역의원 19명을 뽑는 선거에는 57명이 등록, 평균 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3명을 선출하는 광역의회 비례대표에는 1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총 43명을 뽑는 기초의회 지역의원 선거에는 95명이 등록해 2.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기초의회 비례의원은 당선자 수 7명에 21명이 등록했다.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일꾼을 뽑는다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번 지방선거는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선거 분위기가 뜨지 않는 것은 남북·북미정상회담 등 굵직한 국가적 이벤트가 잇따라 열리고 있는 데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 등으로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는 선거판세가 형성 된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방적인 선거로 흘러갈 수 있는 분위기가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을 떨어뜨렸다는 이야기다. 이런 식이라면 제대로 된 후보 검증이나 정책 검증 없이 '묻지마 선거'가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자질 없는 후보들이 정당의 지지율을 등에 업고 주민 대표가 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지방선거는 무엇보다 지역의 논리가 우선이 되고 지역의 이익과 문제가 이슈가 되는 선거여야 한다. 지방의 논리가 실종되면 그만큼 손실이 클 수밖에 없고, 그로인한 손실 역시 1차적으로는 그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가장 범하기 쉬운 실수가 대선이나 총선이 지방선거보다 중요하다는 편견이다.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모든 선거가 중요하지만 사실은 지방선거가 더 중요하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의 경우 지방자치와 분권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전환적 시기에 치르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리더를 뽑는 선거다. 그래서 누구보다 지역에 애착을 가지고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여기서 전제해야 할 점이 바로 지역의 현안을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후보를 살피는 일이다. 울산의 현안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울산이 산업수도를 지향점으로 개발과 성장에 몰두한 이래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끌어 온 주역이 됐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 일이 됐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도성장의 그늘에 눌린 교육과 문화, 도시의 정체성은 언제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울산의 아킬레스건이 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도시의 미래를 위한 가치관과 철학이다. 

이번 선거는 특히 그렇다. 리더의 가치관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이미 여러 차례의 민선 지방정부를 통해서 잘 드러나고 있다. 문제는 유권자의 의식이다. 선거와 투표는 민주주의의 축제이고 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깨어있는 유권자 의식을 전제로 한다.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외면은 앞으로 4년동안 지역의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을 방치하는 결과다. 자칫 잘못하면 두고두고 부담이 될 후보를 지역의 일꾼으로 두고 보아야 할 부담이 될 수 있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도 않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시간 나는대로 후보들의 면면을 찬찬히 살펴놓고 투표소를 찾는 성숙한 유권자의식이 필요하다. 자신을 알리려는 후보자들의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운동 만큼이나 후보들의 면면을 세심히 살피는 유권자들의 적극적 참여의식이 과거 어느때보다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