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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삶과 가장 밀접한 정치를 하는 광역·기초의회.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자기 선거구에 어떤 후보가 나오는지도 모른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울산은 총 62석의 광역·기초의원(비례제외)을 뽑는다. 9개 정당과 무소속 후보 152명이 이 자리를 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가장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선거구를 기자가 직접 찾아 현장 민심과 판세를 살펴본다. 편집자

 

이번 지방선거 중구 2선거구에서 이른바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된 고호근(자유한국당) 후보와 천병태(민중당) 후보는 인연이 깊다.

같은 1962년 생인 두 후보는 울산고등학교 동문이면서 동기지만 정치적 성향은 전혀 다르다.광역의원 입성은 천 후보가 빨랐다. 2010년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 지역에서 광역의원 배지를 달았다. 당시 고 후보는 중구의회 기초의원을 지냈다.


첫 격돌은 2014년 이뤄졌다. 천 후보가 재선에 도전한 가운데, 고 후보가 당시 새누라당 후보로 나서면서 천 후보에게 도전장을 냈다. 정가에서는 천 후보의 우세를 점쳤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마땅한 선수가 없어 고 후보가 등을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전장에 나섰다는 후문이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고 후보의 승리. 당시 새누리당의 울산 점령 바람을 타고 고 후보가 당선되면서 "사지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전설을 남겼다.

 

(왼쪽부터) 민주당 이경원 한국당 고후근 민중당 천병태
(왼쪽부터) 민주당 이경원 한국당 고후근 민중당 천병태

 

고-천, 고교 동기불구 정치적 성향 정반대
광역-기초 서로 맞바꾸며 4년만에 재격돌
이, 중앙당 부대변인 출신 다크호스 급부상

절치부심하던 천 후보에게 기회가 온 것은 2015년 보궐선거. 기초의원에 당선된 새누리당 김선수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 자격을 박탈당한 것. 체급을 낮춰 출마한 선거에서 천 후보는 당선됐고, 결과는 고 후보와 자리를 바꾼 셈이 됐다.

올해 선거에서 다시 격돌하게 된 두 후보는 서로 자신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지만 예상못한 변수가 나타났다. 현 정부의 지지율을 업고 정당 호감도가 급상승한 더불어 민주당에서 이경원 후보를 등판 시킨 것. 의원 경력은 없지만 더불어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이자 시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 후보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 선거구에서는 더불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없는 만큼 이 후보가 새로운 지지층을 얼마나 흡수할 지, 부동층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전체 선거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를 섣부르게 예측할 수 없다.

고 후보는 56세로 병역을 마쳤고 재산은 2억8,600만원을 신고했다. 전과는 4건. 천 후보 역시 56세로 군필, 재산은 2억 1,700만원을 신고했다. 전과는 2건. 45세로 두 후보보다 젊은 이 후보는 6,3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군필이며 전과는 없다.  김지혁기자 uskjh@

 

[격전지 기자가 간다] 기초의원 남구 나·라 선거구

이번 기초의원 선거에서 남구는 사실상 6개 선거구가 모두 격전지다. 전에 없던 상황이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자유한국당이 '싹쓸이'하다시피 했지만, 최근 여당 돌풍으로 전세가 달라졌다. 다소 느긋했던 보수 후보들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남구는 이번 선거에서 총 14명(비례대표 2명)의 기초의원을 뽑게 된다. 가부터 바까지 각 선거구별로 2명씩 총 12명과 비례대표 의원 2명을 뽑는다. 흥미로운 격돌이 예상되는 곳은 나(신정4동·옥동)와 라(삼산동·야음장생포동)선거구. 여당 돌풍 속 보수텃밭인 나 선거구를 자유한국당이 수성할 지, 진보성향이 짙은 라 선거구의 경우 민중당이 이를 지켜낼 지가 관심사다.

 

●'3파전' 나 선거구
민주-최덕종 한국-이장걸 바른미래-김우성
여당 프리미엄vs인지도vs젊은 리더십 강점

●'각양각색 5인 출전' 라 선거구
김동학-방인섭-신선숙-강선행-이동해 출마
의정경험·아파트 전문가 등 내세워 스킨십
인물보다 당 선택 기준삼아 결과 예측 어려워


# 나 선거구(신정4동·옥동)
나 선거구는 후보들간 경쟁양상이 흥미롭다. 2번 낙마에 배수진을 친 노장 이장걸(54·자유한국당)후보와 반듯한 이미지의 신예 김우성(31·바른미래당), 여당 바람을 업고 나타난 최덕종(51·더불어민주당) 후보 등 3명이 맞붙는다.
앞선 선거로 인지도를 높인 이 후보는 이번에 단독으로 공천받아 나오면서 설욕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 후보는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젊은 리더십을 내세우며 차분히 얼굴을 알리며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최 후보는 문재인정부 울산대선공약실천단 부단장으로 여당 프리미엄이 무기다. 김, 최 후보 모두 이번이 첫 출마로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 라 선거구(삼산·야음·장생포동)
라선거구 역시 접전이 예상된다. 젊은 층과 근로자가 많아 진보성향이 짙은 이 곳에선 지난 선거 당시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위원 1명과 자유한국당 방인섭 후보가 동반 당선됐다. 이번엔 방인섭(42·자유한국당) 후보와 공무원 출신 김동학(63·더불어민주당) 후보, 자칭 '아파트 전문가' 신선숙(50·바른미래당) 후보, 젊은 피의 강선행(37·민중당) 후보, '선거의 달인' 이동해(66·무소속) 후보까지 각양각색 후보 5명이 맞붙는다.

방 후보는 지난 의정경험을 살려 낙후된 민원 현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성실히 유세에 임하고 있다. 울산대 인문대학생회장 등을 지낸 강 후보는 젊은 자신감으로 이 지역에 특화된 일꾼임을 자처한다. 입후보 횟수만 11차례인 이동해 후보는 이미 동네주민들도 다 아는 인물이다.

부울경아파트선진화운동본부 회장인 신선숙 후보는 아파트 주민이 80%인 라선거구 특성상 아파트에 특화된 선거운동을 펴갈 계획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없는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많은 주민이 후보 인물보단 당을 보는 경우도 많아 결과예측이 어렵다.

바닥민심은 어떨까. 30일 울산대공원에서 만난 한 옥동 주민 김 모(56·주부)씨는 "구의원 후보들은 누가 나오는지도 잘 모르겠다. 지난 정권 부패에 염증이 느껴져 여당에 마음이 기울긴 했다"고 말했다.

삼산동 주민 공모(63·자영업)씨는 "최근 문 정부의 통일정책을 보면 나라를 맡겨도 될지 우려스럽다. 이번 선거로 이런 민심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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