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중공업은 환율이 낙폭을 키울 때마다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지옥 같던 수주절벽에서 벗어나 숨통 좀 틔워보나 했더니, 오히려 천문학적인 손실을 염려해야하는 상황에 놓여버렸다. 선박건조 단가의 20%나 차지하는 후판가격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두 차례나 뛰었다.

여기다 철강업계는 올 하반기 세번째 인상을 예고하며 추가 압박을 가하고 있다.

풀가동해도 모자랄 판인 공장까지 가동을 멈춘다. 수주가 끊긴 해양플랜트 도크가 올 8월 비워진다. 불행은 한꺼번에 닥친다더니 딱 그 짝이다.

현대중공업이 인건비 절감을 들고 나온 이면에는 이 같은 사연들이 깔려 있다.
이들은 낮은 인건비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중국과 싱가포르를 제치기 위해 '울며겨자 먹기'로 저가수주를 강행 해야하는 현실에는 관심도 없다.

희망퇴직과 인력재배치를 동원해도 직원들의 동참을 얻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외환경이야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최우선 과제인 인건비 절감은 노사의 몫이다. 그런데도 인력 정비를 위한 협상은 진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노사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은 그래도 아직은 잡을만한 지푸라기라도 남아있다는 의미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더 이상 경영을 유지할 수 없는 위기'가 오기라도 한다면 더 이상 테이블은 없다.
그땐 아마 노사가 '해고 사유'를 다투며 법정에 서야할 지도 모를 일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