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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는 정말 아주 가끔 세 살 터울의 오빠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남몰래 했다고 해요. 가족이라는 이유로 한 공간에 살다보면 마음과는 다르게 상처를 주기도 한답니다.

주인공인 수현이도 같은 고민에 빠졌어요. 1살 터울인 오빠랑 매일 티격태격 싸운답니다. 하지만 대를 이을 아들이라는 이유로 늘 오빠 편을 드는 할머니 때문에 수현이는 참고 당하고만 살아요. 오빠를 물리칠 힘이 없는 것도 아닌데 괴롭힘을 당하니 가슴 속이 답답하지요.

그래서 발칙한 생각을 합니다. 마법의 지팡이를 구해서 오빠를 실컷 두들겨 패는 상상을 하니 속이 후련했어요.모래밭에서 작은 지팡이 하나를 발견하고는 마법의 지팡이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방안에 몰래 숨겨놓습니다.

지팡이가 마법의 힘을 낸 걸까요? 오빠의 친구들인 한수오 일당이 오빠에게 돈을 뜯어내고 괴롭혔다는 것을 알고 수현이가 매운 주먹맛을 보여준 겁니다. 그동안 오빠가 자신을 힘들게 한 것도 싫지만 오빠가 당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더 싫고 짜증나는 일이거든요.

수현이에게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수현이의 용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아요. 덩치 큰 소매치기 앞에서도 겁을 먹을망정 물러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선답니다.

고민을 혼자 꽁꽁 쌓아놓고 있으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어요. 말하지 않으면 내가 처한 고통을 이해시키고 응원받기가 쉽지 않지요. 수현이처럼 적극적인 동생이 있다면 좋겠지만 말이에요.

나는 어떤 사람일까요? 

지현이처럼 말 못할 고민 때문에 고통 받으며 나보다 약한 사람한테 화풀이를 하는 사람인가요? 
아니면 수현이처럼 상상속 마법의 지팡이를 꺼내와 없던 힘까지 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인가요?
지금 당장 우리도, 마법의 지팡이 하나쯤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마법의 야구방망이도 좋고, 마법의 빨래집개도 괜찮아요. 내가 가장 아끼는 곰돌이 인형도 좋고, 오래되고 낡아서 재활용 통에 넣어둔 연필통도 좋겠네요. 내 손때가 묻은 물건에 마법을 걸어보세요.

누가 알겠어요. 나도 수현이처럼 천하장사가 되어 힘이 세지고, 키도 쑥쑥 자라게 될지.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못할 것도 없겠지요. 지금 어떤 일로 걱정하고 있다면 마법의 도구를 가져와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누군가 옆에 있다면 마법사라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겠네요. 

최미정 아동문학가
최미정 아동문학가

 

여의치 않다면 수현이처럼 나만 알고 있는 마법의 지팡이를 숨겨놓으세요. 나에게 없던 용기가 불쑥 나타나 힘을 줄 거예요. 

 

세상에 해결하지 못할 일은 어디에도 없답니다.  최미정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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