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 임하는 유권자의 자세
6·13 지방선거에 임하는 유권자의 자세
  • 울산신문
  • 승인 2018.06.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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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방선거 투표일이다. 여야가 바뀌고 정책이 사라진 이번 선거는 어느 선거보다 보다 혼탁했다. 무엇보다 지방선거의 핵심이라고 할 지역의 정책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공방이 극에 달한 선거전이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에 지역 발전을 위한 어젠다는 상실했고 서로가 청렴을 주장하며 적폐청산과 청렴 후보를 내세우는 도덕적 기준이 선거전의 핫이슈가 됐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에 환멸을 느낀다는 유권자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거는 유권자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가장 확실한 수단이자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정치에 혐오를 느끼고 정치인에게 염증을 느끼더라도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참여하고 난 뒤 비판도 제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투표장에 가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 문제는 갈수록 선거전에서 후보자들이 보여주는 태도에 있다. 이번 6·13 지방 선거만해도 유난히 비방전이 많았던 선거였다. 시장 선거부터 구의원 선거까지 너나없이 상대방을 흠집 내는데 열을 올린 대표적인 선거가 바로 이번 선거라 할만 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투표에 참여해 끝까지 자신의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주민이 지도자를 선택하는데 있어 직접 참여의 투표권을 쟁취하기까지 쏟았던 피와 희생을 생각한다면 투표권을 포기한다는 더욱 있을 수 없다.

선거 때가 되니 지방의회의 본보기인 스웨덴의 사례가 자주 거론되고 있다. 봉사의 신념, 특권 없는 의원 이야기가 방송을 타고 공감지수를 올리고 있다. 선거 당일에 무슨 딴나라 이야기를 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런 사례를 자꾸만 부러워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나라, 스웨덴을 오늘의 모습으로 바꾼 것은 작은 정치 축제에서 시작됐다. 바로 '알메달렌'이라는 정치축제다. 매년 3만여 명의 국민이 카페나 세미나실에 모여 앉아 수많은 정책, 자신이 바라는 삶에 대해 생각을 나눈다. 물건이 아니라 생각을 나누면서 정치의 방법론이 달라졌다. 물론 오랜 시간의 축적물이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어떤가.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갈수록 부패하고 타락해가는 양상이다. 과거엔 그저 그런 선출직이었던 구의원과 시의원이 새로운 직업군이 된 느낌이다. 기초의원부터 국회의원까지 우리의 정치제도는 당선만 되면 특권과 풍요를 한꺼번에 차지하는 구조다. 그래서 구직자들이 줄을 섰다. 시험도 없다. 줄 잘 서고 말 잘하고 포장만 제대로 하면 4년이, 아니 평생이, 아니 대대손손이 보장된다. 이쯤되니 광역단체 시·도의원도, 기초단체 시·군·구의원들은 당선되고 나면 요구하는 것이 계속 늘고 있다. 무급 봉사직에서 유급으로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보수가 너무 적다고 야단이다. 급기야 우리도 보좌관이 필요하다고까지 한다. 이대로 가면 지방정치의 특권도 중앙정치와 못지않은 수준이 될 공산이 크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지방자치의 의미와 참뜻을 다시한번 되새겨봐야 한다.

지난 2주간 피 말리는 선거운동을 했던 후보자나 일반시민 모두가 오늘 하루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문제는 투표소에 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있다. 투표소에는 말 그대로 투표를 할 수 있을 장소일 뿐,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누가 출마했는지, 해당 후보의 이력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일체의 설명이 없다. 따라서 투표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이 모든 정보를 입수, 누구에게 표를 줄 것 인지를 결정하고 가야 한다. 그 결정의 요체는 바로 후보들의 인물과 정책, 그리고 공약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후보자가 벌여온 선거운동의 과정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보다 정확하게 하도록 하기 위한 운동이 메니페스토(manifesto)운동이다. 메니페스토의 5대 조건(SMART)은 구체성(Specific), 측정가능성(Measurable), 달성가능성(Achievable), 타당성(Relevant), 기한명시(Timed)다. 무엇보다 메니페스토는 얄팍한 당리당략을 위한 이벤트성, 선심성 공약을 근절하고 실현가능한 정책 공약을 국민에게 약속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울산지역의 경우 일부 후보자들이 보여준 행태는 메니페스토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선거 막판에는 상호 비방전과 고소고발이 난무했다. 선거 시작과 함께 클린 선거 페어플레이를 다짐했지만 막판에 접어들면서 실종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페어플레이를 하겠다는 후보자들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이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 깨끗하고 바른 선거문화 정착에 유권자들의 손에 달려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해답은 바로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다. 우리가 행사하는 한표의 가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한 표의 행사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살림살이에 내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내 의견이 빠진 자리는 남이 차지하고, 다시 바꿀 수 있는 기회는 4년 후에나 찾아온다. 투표는 그런 점에서 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밝히고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민주시민으로서 감시와 행동에 동참해야하는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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