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지방자치 실시 이후 울산에서 첫 집권에 성공했다. 주인공은 바로 8전9기의 송철호 변호사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울산시민들은 '변화'를 선택했다. 송 당선인은 20여 년 보수의 아성을 무너뜨린 당당한 주인공이 됐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집권 2년차로 접어든 문재인 정부의 지방 파트너로 야당의 현직이 아닌 여당 후보을 선택해 중앙과 지방을 일체화시켰다는 점에서 '안정적 지역발전'에 무게감을 싣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민주당은 울산시장과 함께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5개 구·군 단체장을 싹쓸이했다. 정확하게 4년 전 지방선거의 반전 완성판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은 당선 첫 일성으로 "이제 울산은 변화의 시대로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로지 울산만을 생각하고 울산만을 위해 일하면서 시민의 귀가 되고, 시민의 가슴이 되며, 시민의 발이 되어 뛰는 시장이 되려 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송 당선인은 "시민이 주인인 시대를 열며, 오늘 이 순간부터 모든 것을 잊고 대화합의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송 당선인은 1992년부터 울산에서 총선 6차례와 시장 선거 2차례 등 모두 8차례의 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전력을 갖고 있다. 그 패배가 자양분이돼 첫 민주당 시장이 된 만큼 앞으로의 과제도 첩첩산중이다. 이제 송 당선인은 짧은 시간 동안 인수위를 꾸려 시정을 파악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공약했던 정책들을 현 상황과 잘 점검해 보고 우선순위를 정해 실천 방안을 찾아가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방정부 첫 집권이라는 상징성만큼 오랜 세월 관습처럼 굳어져온 공직사회의 견고한 구조적 문제와 선거과정에서 적폐로 칭했던 반대쪽 세력에 대한 대화합의 작업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송 당선인도 이미 이를 감안해 당선소감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저를 지지했거나, 상대 후보를 지지했거나 모두가 울산시민이다. 저는 오늘 이 순간부터 모든 것을 잊고 대화합의 시장이 되겠다"며 자신의 행보가 통합과 협치의 시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제 송 당선인은 무엇보다 침체된 울산의 지역경제를 제대로 살피고 조선경제 침체로 슬럼화 되어가는 동구의 활성화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송 당선인은 울산을 신(新) 북방교류시대에 그 중심기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최근 일고 있는 남북평화 분위기와 동북아 정세를 위기 극복의 기회로 삼아 청와대와 정부 여당과의 관계를 잘 정립해 울산이 북방경제의 중심지가 되도록 만들어 가야하는 숙제를 풀어가야 한다. 송 당선인은 자신의 시정 목표를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잡았다.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신(新) 성장 산업 발굴을 중장기 과제로 하고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도로·철도·공공병원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당장 실행에 옮기겠다고 공언했다. 이른바 문재인 정부의 울산공약과 상통하는 송 당선인의 핵심 공약들을 하나하나 진행해 침체된 울산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송 당선인의 이 같은 선언은 그동안 울산이 제대로 받지 못한 지원과 투자를 과감하게 끌어들여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울산은 극심한 경제침체기에 빠져들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시작된 울산의 위기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일반 시민들은 무엇보다 먹고사는데 불만이 없어야 그 지방 정부를 지지하기 마련이다.
정당의 지지나 이념적 지지는 사실상 표면적인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선거에서 무엇보다 주목해야 하는 점은 8전 9기에 도전한 인권변호사 송철호 당선인의 공약과 정책을 믿고 대다수 시민이 지지의 한 표를 던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민의 지지에는 송 당선인에 대한 지지와 함께 문재인 정부와의 협력과 여당 실세의 역할론도 상당부분 작용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줬고 대북 평화메시지와 판문점 선언, 북미회담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 같은 사실은 울산 역시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송철호 당선인은 시민의 뜻을 제대로 읽고 완전히 새로운 마음, 초심으로 돌아가 시정에 임해야 한다.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충하고 공원과 산책길을 더 많이 만들어 준다고 시민들의 만족지수가 높아진다고 할 수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하루하루를 사는데 허덕이고 있는 이웃이 즐비하다. 40대와 50대의 가장이 일자리가 없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있고, 노약자와 소년소녀 가장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기업을 하는 사람들도 물량부족과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데도 장밋빛 개발 프로젝트만 남발한다고 해서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송철호 당선인이 밝힌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는 굉장히 호소력 있는 구호가 됐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대를 만들어 침체된 울산, 떠나는 도시 울산이 된 오늘의 그림자를 걷어내 주길 120만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 기자명 울산신문
- 입력 2018.06.1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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