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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꾸준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지역 여성 작가들의 결실이 담긴 시집 두 편이 나왔다.
 
 한분옥·서금자, 열정 담긴 시집
 절박한 이들의 진실된 감정 녹여


 

# 한분옥 시조집 '바람의 내력'
"윤사월 무논에 물 찬 듯 출렁대고/바람 부는 쪽으로 뒤집힐 듯 넘실대던/몸밖에 터져 나오는 소리/돌로는 다 못 누를 것//목울대 걸리기나 한 허리 베어 물거나/횃대에 옷 건 일도 모른다면 모를 일을/감기는 회오리 끝에/그믐달만 여윈다"(시 '바람의 내력' 중에서)
 시조시인 한분옥 작가가 시조집 '바람의 내력'(도서출판 고요아침)을 발간했다.
 책에는 '언양에서 밀양까지' '칸나' '냉이' 등 자연을 매개로 현대인의 외롭고 쓸쓸한 내면을 표현한 시조 60여 편이 수록됐다.


 시인은 언제나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절박한 그들은 진실된 표정을 드러낸다.
 땅을 기어가는 심정으로 생을 잇는 사람들. 차마 뛰어가지 못하고 늘 쪼그리고 앉은 듯한 삶의 자세에서 세상사 모든 이의 근원적인 냄새를 느낄 수 있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책 해설에서 "한분옥의 시조는 정형 양식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충실히 하면서 급변하는 삶의 양상들을 두루 포괄하는 균형감각을 담고 있다"며 "그의 시는 존재와 언어의 확산을 통한 서정의 정점을 보여줘 왔고, 그의 작품은 늘 그 전위에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분옥 시인은 1987년 '예술계' 문화예술비평상과 2004년 '시조문학', 200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됐으며, 주요 저서로는 시조집 '꽃의 약속', '화인(火印)' 등이 있다. 울산예총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외솔시조문학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 서금자 시집 '숨결, 바람꽃으로 피다'
"오월 이팝꽃/당신은 눈부신 사랑입니다/내가 당신에게 홀린 날/가슴은 눈부시어 마구 붉은데/당신은 하얀 옷자락/나는 붉어 차마 다가갈 수 없었습니다"(시 '바람꽃 당신' 중에서)
 올해로 등단 여섯 해를 맞은 서금자 시인이 첫 시집 '숨결, 바람꽃으로 피다'(도서출판 한글)를 펴냈다.
 시집은 섬세하면서도 튀는 듯한 감성으로 담아낸 사랑, 연민, 기다림, 그리움의 감정들이 진솔하게 녹아있다. 책은 총 6부로 나눠 '발자국, 선명한 꽃말로 피다' '바람꽃 당신' 등 80여 편의 시를 수록했다.
 손수여 시인은 해설을 통해 "이 시집은 피할 수 없었던 별리의 고통을 극복한 것이 아니라 가족애로 견뎌낸 현대판 열녀전"이라고 표현했다.
 서금자 시인은 40여년간 울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2013년 양사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2011년 '수필시대' 신인문학상, 2012년 '한국문인' 신인문학상을 받아 수필가·시인으로 등단했으며, 현재는 울산문인협회 회원이자 울산시인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2013년 펴낸 문집 '아침을 열며'가 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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