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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경찰이 진행하고 있는 정치비리수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수사시기와 선거기간이 겹치면서 정치권으로부터 각종 공세를 받는 등 걸림돌이 많았던 만큼, 경찰은 선거가 끝난 것을 기점으로 수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이번 6·13 지방선거를 수개월 앞두고 김기현 울산시장 및 기초단체장들과 관련한 비리 의혹 수사를 벌여오고 있다.
각종 의혹이 불거진 자유한국당 측은 이번 수사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의도를 갖고 기획된 수사'라는 등 공세를 펼치면서 정치세력과 경찰이 대립각을 세웠다.
여기에 경찰 수사를 둘러싸고 여·야 간 정치공방이 벌어지면서 정치비리수사의 향방이 선거의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도중에 황운하 울산지방경찰청장이 경찰 협력단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를 기점으로 황 청장이 수사지휘에서 물러나면서 경찰 수사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피의자들에 대한 압수·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일각에선 경찰 수사력에 대한 의구심과 지적도 일었다.

결국 선거에 최대한 차질이 없도록 조속히 수사를 마무리 지으려던 경찰 계획과 달리 수사는 장기화됐고, 최근 이철성 경찰청장이 울산지방청을 방문했을 때 "울산지역 정치비리수사를 선거 이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하는 등 선거가 수사의 큰 벽으로 작용했다.

특히 경찰은 그동안 수사진행에 애로사항을 겪은 가장 큰 이유로 '선거를 이유로 피의자들이 출석에 응하지 않은 점'을 들어왔다.
이 때문에 선거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경찰 수사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는 것.
앞으로 경찰은 피의자들에 대한 출석을 독촉하는 등 수사 강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울산지방청 관계자는 "그동안 출석조사를 받아야 할 피의자들이 선거를 핑계로 응하지 않았지만, 선거에 영향이 없도록 하기 위해 고강도 수사는 벌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이제 걸림돌이 없어진 만큼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고 밝혔다.

황 청장의 향후 거취도 주목할 점이다.
울산경찰이 그동안 정치권으로부터 받아온 '기획수사', '공작수사' 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수사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보여야만 하는 상황.
하지만 이달 말 이철성 경찰청장이 퇴임하고 경찰조직에서 대대적인 인사가 이뤄지게 되면 황 청장이 울산을 떠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황 청장이 다시 수사지휘권을 잡고 수사에 박차를 가할지,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비난만 떠 안은 채 울산을 떠나는 불명예를 안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조홍래기자 usj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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