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울산지역 6·13 지방선거의 당락은 선거일 앞서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이미 결판난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지방선거에선 두 번째로 실시된 이번 울산지역 사전투표율은 10.7%에 그친 4년 전 제6회 지방선거 때보다 2배가 넘는 21.48%를 기록했고, 전국 평균(20.14%)보다는 1.34%포인트나 높았다.
결과적으로 역대급 사전투표율이 후보들의 운명을 가른 것인데, '수성(守城)'에 실패한 자유한국당의 울산지역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중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후보를 앞지른 사례는 전무할 정도로 사전투표의 위력이 컸다. 특히 전체 투표에서 1·2위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최고 13%포인트를 넘는 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사전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민주당 후보와 2위인 한국당 후보의 득표 차는 적게는 11%에서 많게는 24%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 사전투표의 표심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뒷받침했다.
17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6·13 지방선거 사전투표 득표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울산시장 선거 사전투표수 20만 2,130표 중 민주당 송철호 당선자는 11만 6,667표(57.71%)를 확보한데 비해 한국당 김기현 후보는 6만 8,614표(33.94%)를 얻은데 그쳐 득표 차는 무려 4만 8,053표(23.77%p)나 벌어졌다.
전체 개표 결과에선 송 당선자(52.88%)와 김 후보(40.07%)의 득표율 격차는 사전투표보다 절반가까이 줄어든 12.81%포인트였다.
중구청장 선거에선 사전투표수 4만 2,575표 중 민주당 박태완 당선자가 절반이 넘는 2만 4,550표(57.66%)을 득표하면서 1만 7,115표(40.19%)에 머문 한국당 박성민 후보를 7,435표(17.47%p)차로 제쳤다.
중구청장 선거의 전체 개표 결과에선 박 당선자(51.90%)와 박 후보(48.09%)의 득표율 격차는 사전투표보다 크게 좁혀진 3.81%포인트를 기록했다.
남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사전투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남구의 사전투표수 4만 8,479표 중 민주당 김진규 당선자는 2만 3,728표(48.94%)을 얻었고, 한국당 서동욱 후보는 1만 8,392표(37.93%)에 그쳐 5,336표(11.01%p)의 격차를 보였다. 남구의 전체 개표에선 김 당선자(43.78%)와 서 후보(42.98%)의 득표율 격차는 1,365표(0.77%p)에 불과했다.
동구청장 선거에서는 전체 사전투표수 2만 8,587표 중 민주당 정천석 당선자가 1만 2,872표(45.02%)를 득표하면서 8,499표(29.73%)를 얻는데 그친 한국당 권명호 후보를 4,373표(15.30%p)로 앞섰다. 동구의 전체 개표 결과에선 정 당선자(43.60%)가 권 후보(33.08%)를 8.946표(10.52%p)차로 눌렀다.
북구청장 선거에선 전체 사전투표수 3만 5,926표 가운데 민주당 이동권 당선자가 1만 7,520표(48.76%)을 챙기면서 9,382표(26.11%)를 얻는데 그친 한국당 박천동 후보는 8,138표(22.65%p)로 제쳤다. 북구의 전체 개표에서 이 당선자는 사전투표보다 낮은 45.55%의 득표율을 보였고, 반대로 박 후보는 32.54%로 사전투표보다 10%포인트 높았다. 두 후보의 최종 득표율 격차는 13.01%포인트였다.
울주군수 선거에선 전체 사전투표수 3만 8,140표 중 민주당 이선호 당선자가 절반이 넘는 2만 761표(54.43%)를 확보하면서 1만 4,605표(38.29%)에 머문 한국당 이순걸 후보를 6,156표(16.14%p)차로 따돌렸다. 울주군의 최종 개표 결과에선 이 당선자(49.8%)가 이 후보(45.33%)에 비해 4,969표(4.47%p)로 앞서며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울산의 광역·기초단체장 선거가 이처럼 본선거가 아닌 사전투표에서 판가름 난 것은 주요 여당 후보들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투표율을 크게 끌어올린데다 그동안 투표소에 나오지 않던 젊은 유권자가 대거 참여한 때문으로 플이된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