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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기에 간판만 걸어 놓아도 당선된다는 자유한국당 텃밭이던 울산의 보수가 몰락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은 물론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까지 모두 더불어민주당으로 채워졌다.

이런데도 지금까지 텃밭 혜택을 톡톡히 봤던 한국당에선 누구 하나 참패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책임을 지고 탈당했던 정갑윤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맡은 시당위원장직 사퇴로 책임을 마무리 한단다. 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보고 다음 총선에 불출마 선언하라는 것이냐"면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채익·박맹우 남구 국회의원도 아무런 설명도 않고, 숨죽이고 있다. 보수정치의 쇠락은 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다. 이들 모두는 원초적 책임이 있음에도 당협위원장직은 유지한 채 꿈쩍도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치생명만 부지하려고 무책임하게 숨어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시민들은 책임·무책임 굳이 구분할 필요없이 모두가 한통속이라고 하는데 서로 자기는 아니란다. 끝까지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이미 옆동네 부산지역 좌장인 김무성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책임과 희생이야말로 보수의 최대 가치"라고 했다. 같은 당 윤상직(초선·부산 기장) 의원도 "뜻을 같이 하겠다"며 불출마에 동참했다.

한국당 초선의원들 역시 당내 중진의원들 정계 은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보수정치의 실패에 책임 있는 중진들은 정계 은퇴하고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 전면에 나서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2020년 총선 불출마 선언 1호(김무성)에 2호(윤상직)에 이어 3, 4호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장 의원직을 내놓으면 보궐선거를 줄줄이 치러야 하니 '유예적 정계은퇴' 선언이더라도, 미래를 위해 책임있는 건전한 보수 정치를 실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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