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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원 시인의 첫 동시집 '짜장면 먹는 날'을 읽고 하루 종일 마음이 따뜻했어요. 시인의 시를 읽으니 잊었던 고향 산마루와 들판이 생각났어요. 아래 시를 보면 산골 동네에서 함께 도와가며 살아가는 인심 좋은 산마을 사람들 사는 모습이 보입니다.

# 할머니 쉬는 날

                                 송명원

옆동네 고추
뒷동네 고추
앞동네 고추
온동네 고추
고추란 고추는 다 따 주고

아이고 허리야,
밤새도록 허리 두드리고

아이고아이고 어깨야,
밤새도록 어깨 주무르고

드디어 할머니는
읍내 병원에 간다.

산골에서 근무하며 산골 마을 사람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었던 시인은 애정 어린 눈길로 그들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농촌과 분교를 지키는 마을 사람들의 때 묻지 않은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 내지요. 도시 사람들에게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특별하고도 간절합니다. 병원도 은행도 버스 정류장도 없는 마을에서 짜장면을 먹으려면 동네 사람들을 모두 모아야 합니다. 

# 졸업식 날

                                 송명원

입학할 때도 혼자
졸업할 때도 혼자
홀로 6년을 보낸 순태

남아 있는 학교
떠나기 싫어
졸업식 날 웁니다.

혼자 남아 있는 학교
두고 갈 수 없어
처음으로 웁니다.

 

김이삭 아동문학가
김이삭 아동문학가

시인은 도시 아이들이 알지 못하는 농촌의 소박하고 불편한 삶을 날것으로 보여 줍니다. 소중한 보물과 같은 산골 마을, 산골 학교, 산골 아이들의 모습을 한 편 한 편 정성스레 엮어 낸 보물을 함께 찾아보실래요?   김이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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