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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핵심 사업으로 추진중인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건설 문제가 지방선거 여파로 자초될 상황에 몰렸다고 한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추진중인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사업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영남알프스행복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본안'에 대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앞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검토 의견에서도 "사업 예정지가 간월산과 신불산을 연결하는 주요 산림생태축에 해당하고 상부정류장 주변지역 생태환경이 매우 양호하게 보존되고 있다"며 환경단체와 합동 식생조사를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울산시와 울주군은 환경단체의 지속적인 반대로 합동조사가 어려워지자 단독으로 식생조사를 진행한 뒤 실시설계용역까지 마쳤으나 이번 부동의 결정으로 사실상 사업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국립생태원과 국립환경과학원 등 연구기관에 의뢰해 현장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업지 일원에 멸종위기2급인 '구름병아리난초' 자생지를 비롯해 하늘다람쥐, 황조롱이, 삵, 여우, 담비, 수달, 벌매, 참매, 구렁이, 남생이 등 멸종위기 동식물이 폭넓게 서식해 케이블카 설치시 생태계를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환경영향평가 통과를 기대하며 15억원을 투입해 실시설계용역까지 끝낸 울산시와 울주군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6·13지방선거로 케이블카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해온 김기현 울산시장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사업 추진동력이 크게 떨어지게 된 셈이다. 여기에 영남알프스케이블카반대대책위 등 환경단체들이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케이블카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 사업 추진이 더욱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낙동강환경청의 반대로 무산될 그런 성격의 사업이 아니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을 무산시키려면 왜 케이블카가 안되는지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정치논리로 알아서 맞춰가는 행정이라면 반대의 근거가 약하다. 물론 멸종위기 동식물이 폭넓게 서식해 케이블카 설치가 불가하다는 근거를 댔지만 충분히 공존가능한 식생인데도 이를 무시한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케이블카 사업은 울산의 산악관광을 이끌어 가는 핵심 사업이다. 지난해 울산방문의 해를 저력으로 올해는 울산이 중구와 남구를 중심으로 관광객 200만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올들어서 울산은 강동사랑길과 동구어울길 등이 걷기좋은 길로 잇달아 선정되는 등 관광지로서의 홍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울산은 여전히 관광도시를 위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울산시가 지난해 울산방문의해를 시작한 이후 울산의 관광 인프라는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대왕암공원, 영남알프스는 지난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100곳'에 새롭게 선정됐다. 울산시가 '울산 방문의 해'를 추진한 성과 중의 하나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선'은 기존 울산관광지와는 또다른 의미를 가진다. 이제 해가 바뀌고 울산방문의해가 끝났다고 이를 잊어서는 안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관광 100선'은 2013년에 처음으로 도입돼 2년마다 한 번씩 지역 대표관광지 100곳을 선정해 홍보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간 유효한 이 관광지는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을 비롯해 서울 홍대거리, 강원 고성 DMZ 등 33곳이 대한민국 대표관광지로 이름을 올린 사안이다. 울산은 지난 2013년부터 이 관광 100선에 포함된 간절곶과 더불어 총 4곳이 포함됐다. 간절곶은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동해안 해돋이 명소다. 대왕암공원은 울산 12경 중 하나로 신라문무대왕비가 호국룡이 되어 바다에 잠겼다는 전설을 가진 동구의 대표적 명승지다. 두 곳은 해맞이 명소로도 알려져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태화강 십리대숲은 울산의 대표 생태공원인 태화강대공원 내에 자리한 대나무 숲이며, 영남알프스는 영남 중심부에 자리한 산악지대로 억새가 장관을 이룬 산상고원이 이국적인 곳이다. 대왕암공원은 1만2,000여 아름드리 해송과 기암괴석으로 어우러져 울산의 해금강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워 울산 12경에 포함됐다. 지난해 이들 관광지에는 수백만의 관광인파가 다녀갔다.

문제는 울산이 가진 핵심 관광 거점을 중심으로 울산 관광루트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 시점이지만 지방선거로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울산의 리더들은 하루 빨리 울산 관광에 대한 마스트 플랜을 제대로 짜야 한다. 울산의 관광사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선결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바로 관광공사 등 컨트롤타워와 종합관광센터 등 관광서비스 인프라다. 울산을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일은 한번 온 관광객을 붙잡는 일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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