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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인(사진)이 제7대 지방선거에서 내세운 핵심 공약은 혁신형 공공병원 건립과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맞물린 맑은 물 공급사업, 그리고 울산외곽순환도로 건설 등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울산의 숙원이자 현안인 이들 사업은 지난 10여 년간 자유한국당 집권시절에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사업이 축소되는 등 후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울산 집권에 성공하면서 지난 10년간 헛바퀴를 돈 이들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 방안이 열리면서 실현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울산외관순환도로 건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당론 채택 약속
예타 면제 등 사업추진 새동력 얻을수도


지난 23년간 보수가 장악했던 울산을 민주당이 접수하면서 이들 현안사업에 대한 지역의 기대치도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향후 선거에서 재집권의 발판이 될 수 있는 만큼 정부차원에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더구나 송 당선인은 현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다. 과거 1980년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영남 인권변호사 3인방'으로 활동했고, 이번 정부 들어서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는 기회로 판단하고,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서 비롯된 만큼 송 당선인의 핵심공약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등 울산 민생을 최우선 정책으로 반영키로 약속했다. 실제로 민주당 홍영표 원대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운동기간 동안,  울산의 외곽순환도로 건설과 혁신형 공공병원 건립에 대해서만 유일하게 울산시민과 당론의 추진을 약속하면서 그의 진정성을 내비쳤다.

여기에 울산외곽순환도로가 건설될 북구에선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이상헌 국회의원 후보를 비롯해 이동권 북구청장 후보와 시의원 3명 전원, 구의원 4명의 당선자를 내면서 해당 사업추진에 강력한 동력을 달 수 있게 됐다.

전국적으로 광주·부산·대구외곽순환도로의 경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해 사업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울산은 경제적 타당성의 이유로 예타가 통과되지 못하면서 좌초 위기에 처해있다. 이 도로는 울산의 북쪽 동서축인 경부고속도로 미호JCT~동해고속도로 범서IC~옥동·농소도로 가대IC~오토밸리로 호계IC~북구 강동을 연결하는 총연장 25.3㎞, 왕복 4차선이다.


혁신형 공공병원 건립
500병상 이상'일산형'으로 건립 국비 추진
강길부·이선호 협업 행정 걸림돌은 없을 듯


혁신형 국립공공병원 건립은 유력 후보지인 울주군의 터줏대감인 강길부 의원(무소속)이 민주당 입당 수순을 밟으면서 기대치는 한층 더 높아졌다.
울산은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유일하게 공공종합병원이 없는 도시다. 응급의료기관 수와 응급의료담당 전문의 수는 전국 꼴찌다. 이는 광역시 중 사망률 1위, 기대수명 전국 최하위라는 수모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울산 공공병원 혹은 국립병원 설립은 이름과 형태만 달랐지 사실 전·현직 대통령의 '단골 공약'이었다. 박근혜·이명박 정권의 경우 대선 공약으로 울산에 산재모병원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그 공약은 착공도 못한 채 백지화됐다. 애초 정부는 산재모병원을 울주군 울산과학기술원 남쪽 부지 12만 8,200㎡에 2020년까지 500병상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예타) 조사가 발목을 잡았다. 2014~2016년에 걸쳐 세 차례 손을 댄 끝에 예산 1,715억 원에 200병상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마저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올해 들어 무산됐다.

그 대안으로 현재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사업인 혁신형 공공병원 울산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송 당선인은 "500병상 이상 공공병원으로 '일산형 모델'을 기반으로 전액 국비가 지원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산형 모델은 24개 진료소를 갖춘 746병상의 경기도일산병원을 말한다.
반면 강 의원은 연구중심의 울산 유니스트와 산재모형 공공병원이 산학연관의 클러스터를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입장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울주군은 보수 강세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이순걸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 이선호 울주군수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에 울주군 혁신형 공공병원 건립 추진에 있어서 행정상 큰 걸림돌은 없어 보인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 연계 맑은 물 공급
與구미시장 당선 취수원 이전 협조 할 수도
물관리 업무 환경부 일원화도 전망 밝게해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맞물린 울산 맑은물 공급 사업은 민주당 장세용 구미시장 후보의 당선으로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특히 민주당 불모지로 20여 년 만에 보수 심장 구미가 3선 연임제한으로 민주당 깃발을 꼽는 이변이 생기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울산으로서는 암각화의 침수를 막기 위해 사연댐 수위조절이 불가피하고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물을 끌어와야 한다.

송 당선자는 정부의 '물관리 일원화'가 두 가지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 대구·경북권 맑은물 공급사업이 선행돼야 하는 데, 송 당선자는 물 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일원화됨으로써 그 가능성을 높이 본 것이다. 대구·경북권 맑은물 공급 사업은 '2025 수도정비기본계획'을 토대로 울산권 맑은물 공급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대구시가 낙동강 대구 취수원을 구미공단 상류로 옮기고, 대신 대구시가 취수하는 운문댐 물 7만t 등을 울산에 공급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구미시가 구미시민의 식수와 구미공단 기업체의 공업용수 확보가 어렵다고 반발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으로서는 어떻게 구미시를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인지가 우선 과제였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구미시의 행정수장이 다름 아닌 집권여당인사 당선된 점에 향후 맑은 물 사업의 전망에 밝게 다가 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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