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발 무역전쟁에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부과 추진에 우리나라를 비롯해 독일, 일본 등 미국에 완성차를 수출하는 국가와 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미 정부의 수입차 관세 25% 부과는 내년 초 발표 예정이었지만 미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해 조기에 시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경쟁력 높은 유럽,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도 재앙 수준의 미국 보호무역 정책을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처한 형국이다. 지금도 국내 완성차 업계는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 등 고질적 문제에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더욱 치열해진 경쟁, 판매부진과 수익성 악화까지 앞으로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폭탄까지 가중되면 국내 완성차 업계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고 국가 경제에도 치명타인 상황이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국내 생산분 85만대가 전량 해외로 이전되면 국내 자동차 생산 규모는 2004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그 여파로 자동차 산업과 연관된 13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통계는 이번 사태의 파급력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며 실제 경제적 피해와 혼란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국내 완성차 공장 몇 곳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자동차 도시 울산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자동차 생산물량에 가장 민감한 부품 협력업체들은 생존을 위협받게 되고, 부품사들의 경영난은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불과 얼마 전 한국GM 군산공장의 폐쇄로 군산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을 목격했다. 울산도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지금은 정부, 기업, 근로자 할 것 없이 모두가 힘을 모아 각자의 자리에서 경제적 외침(外侵)에 대비해야 할 상황이다. 노조도 이런 상황에서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 등 눈앞의 욕심을 쫓는 것은 사치이자 자해행위다. 적어도 이런 위기상황에서는 노사를 떠나 하나의 '원팀' 타개책을 찾아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