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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태화동 한 아파트에서 보이는 옥동 2터널 공사현장.
중구 태화동 한 아파트에서 보이는 옥동 2터널 공사현장.

지난 10일 찾은 남구 솔마루길 등산로. 바로 옆이 8차선 도로임에도 소음을 차단한 채 도심 속 '허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옥동-농소1 자동차 전용도로 개설 구간에 이르자 수미터(m) 폭의 솔마루길이 두 동강으로 잘려나간 모습이 드러났다. 수직으로도 수 여m 파진 상태라 내려다보면 아찔했다.
공사현장은 2020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중인 옥동-농소1 도로공사의 한 구간. 이 공사는 도심 내부순환도로망 확충을 위해 남구 옥동 남부순환도로에서 중구 성안교차로 8km를 연결하는 4차선을 내는 공사다. 2013년부터 사업비 2,557억여원을 들여 추진중이다. 현 공정률은 63%다.

울산의 주산인 남산 곳곳이 이번 공사로 훼손됐다. 특히 문제가 된 솔마루길은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아름다운 산책로로 선정했을 정도로 대내외에 인정받은 지역 대표 트레킹 코스다.
그러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2007년 옥동-농소도로를 설계할 당시 지금처럼 가꿔지지 않았다보니 도로 선형설계에 미반영됐다.
이후에도 울산시는 이와 관련한 설계변경을 요구하진 않았다. 이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했단 입장이다.
시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요구가 있었지만 우회도로 등은 불가해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 시 종합건설본부는 단절구간은 6m폭의 옥동육교로 연결해 문제가 되지 않는단 입장이다.
하지만 등산로 바로 아래로 차량들의 고속 질주와 매연, 소음 등의 문제가 그대로라 시민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민 최종홍(61)씨는 "도로개통도 좋지만 울산의 유일무이한 도심 숲이 이렇게 돼 볼때마다 안타깝다"며 "4차선 도로가 지나면 지금같은 숲길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중구 태화동 한 아파트에서 보이는 옥동 2터널 공사현장.​
도심 명품 산책로인 남구 솔마루길 일부도 옥동 농소1구간 도로공사로 가운데가 잘려나갔다

 

1구간 다른 현장에서도 환경파괴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가 쏟아진다.
오산대교와 옥동2터널 맞은 편 중구 태화동 구룡유토빌 아파트에선 베란다 정면에서 사면공사중인 옥동 2터널이 보인다.
이 아파트에 사는 남 모씨는 "동네 주민들끼리 남산 산자락인 은월산 가운데에 터널을 파고, 볼썽사납게 해둔 것을 보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며 "태화강 경관도 파괴된 측면이 있다. 생태경관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1구간 전체 중 지목상 임야인 지역은 36만 1,424㎡로, 전체 도로의 64%에 달한다. 산림 표본조사 결과 4만 6,000본의 나무가 이번 공사로 사라졌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보도된 바가 없다.


옥동-농소 자동차 전용도로는 만성정체였던 국도 7호선 문제를 해결하고 경쟁력 있는 물류수송이 가능하게 하는 등 기대효과가 크다. 하지만 단점은 공론화되지 못했다. 때문에 앞으로는 저성장 시대를 맞아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도심개발을 지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종건 관계자는 "도로 노선 선정은 환경보전, 경제, 기술, 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경제성으로 제한된 측면도 있지만 산림훼손도 최소화했다. 환경영향평가협의와 산지전용타당성 조사를 통해 산지전용허가도 얻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훼손된 수목 중 이식이 용이한 수종을 선별해 옥동 1터널, 교차로에 이식한다. 옥동2터널 위도 담쟁이 등을 심어 경관을 좋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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