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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인구가 2만명에 이르는 북구 송정택지지구에 공립 고교 신설이 불가능한 이유가 무엇인지, 송정지구 개발 계획에 반영된 고등학교 용지에 울산고·세인고 두 사립고의 이전이 추진될 경우 공급 값은 얼마이며, 두 사립재단 재정이 부지대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북구 송정택지개발사업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시행으로 북구 화봉동과 송정동 일원에 총면적 144만㎡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단독주택 820가구와 공동주택 7,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는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 학령 인구감소로 공립은 신설못해
LH는 이를 감안해 송정개발사업 계획 단계에서 유치원 1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 1개 용지를 반영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제2송정유치원과 제2송정초, 송정중학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2송정초는 2019년 개교를 목표로 총 295억5,800여만원을 투입해 42학급 규모로 건설 중이다. 제2송정유치원은 총10학급 규모로 61억원 예산을 투자해 2020년 완공을, 송정중학교는 사업비 230억원으로 총38학급 규모로 2020년 개교를 위해 현재 실시설계 단계다.
하지만 송정지구 내 고등학교의 경우, 용지는 확보돼 있으나 울산 전체 인구감소로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울산시 학생수용계획상 공립고교 신설이 불가한 상태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 신설 허가를 까다롭게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기존학교 통폐합·이전 설립은 가능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울산지역에 수년간 이어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신규 주택지라고 하나 송정지구에 별도로 공립 고등학교를 신설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대신에 지역내 학교를 통폐합 하거나 이전 배치시 신설 수요가 없더라도 원거리 통학 등을 고려해 학교설립 추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세인고와 울산고 2개의 사립고가 기존의 열악한 교육환경 및 통학여건을 개선하고 송정지구의 고교 설립 수요를 대체 충족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학교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송정지구사업 계획에 반영된 고등학교 부지는 북구 송정동 46-6 일원 1만3,821㎡ 면적이며 ㎡당 93만7,353원의 조성원가로 총 매입가는 129억5,515만원이다. 10여년 전 송정지구 사업계획 수립단계에 적용된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8항에 따라 세인고와 울산고가 송정지구로 이전하려면, 최대 130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LH가 이 특례법에 근거해 두 사립재단에 조성원가에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례법에는 '사립학교(초·중학교 및 고등학교에 한함)를 설립 또는 이전하려는 사립학교법 학교법인에 학교시설(교사·체육장 및 실습지 포함)을 신설하는데 필요한 토지를 학교용지 조성원가 이하로 공급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공립은 초·중학교 조성원가 20%, 고교 조성원가 30%로 사업자가 공급하도록 돼 있다.
그렇다면, 세인고와 울산고는 130억원에 달하는 공급 대금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두 학교 모두 사립재단의 재정 여건 상 현 학교 부지 매각을 통해 송정지구 용지를 매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세인고는 용암산업단지 개발 사업에 포함된 학교 부지 매각 대금으로 이전 비용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산단 부지에 학교가 강제 수용되면 세인고는 감정가 160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산단개발 사업자는 울산시에 다음달까지 용암산단 개발사업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고의 경우, 감정가 4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는 현 복산동 학교 부지 매매를 통해 송정지구의 고교 용지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 땅값 130억 추정 현 부지 팔아 충당
다만, 세인고는 열악한 교육환경 탈피 차원에서 학교이전의 시급성은 확보했으나 불협화음·비리 등으로 얼룩진 재단 이미지를 어떻게 해소하느냐와 학사 신축비 마련 방안에 대해, 울산고는 세인고에 비해 학교이전 명분이 약하고 오히려 사립재단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점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 차원이라면 어느 학교가 시급한지, 학교 이전 타당성 평가에서 어디가 우위인지 등을 살펴서 울산지역 학교 재배치 차원에서 두 사립고의 이전을 검토·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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