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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울산이 제조업 위주의 공업도시가 되기를 원할까. 아니면 3차 서비스 산업이 균형을 이룬 교육복지문화도시이길 원할까. 재론할 필요도 없이 후자를 원할 것이다. 사람중심 교육복지문화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서비스산업 육성의 정책 수립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필자는 제조업 위주의 울산 산업구조는 새로운 전환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1962년 공업지구 지정 이후, 울산은 산업화 시대 경제발전과 중공업도시 구축 등 제조업 위주 경제정책이 우선됐으며 상대적으로 교육·문화·복지 등 서비스산업 정책은 우선 순위에서 뒤처져 왔다.

그 결과 울산의 산업 구조는 제조업 70%, 서비스업 30%로 지나친 불균형 상태를 만들었다. 물론 제조업 위주의 경제정책이 오늘날 울산을 이만큼 잘살게 하고 윤택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제조업 중심의 경제정책은 세계적 경기침체나 불황 때 그 한계와 취약성을 여지없이 노출시켜 왔다. 또한 학자들은 이러한 불균형은 제조업을 뒷받침해줄 후방연쇄 효과가 약해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서비스산업의 위축은 전체적인 경기침체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사람에 대한 투자, 교육과 복지를 근간으로 하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가야 한다. 혹자들은 경기가 어려운데 어떻게 복지·교육 비용 등에 투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특히 복지에 대한 투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평가절하한다. 하지만 복지가 밑 빠진 독 물붓기와 같은 낭비·소모적 투자가 아니라 생산을 견인하고, 생산성을 높여주는 지렛대가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장애가 있거나 아픈 아이가 생겼을 때 기존의 아이돌봄서비스에 간호서비스를 결합한 간호맘 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직장을 가진 여성들도 경력단절 위험없이 직장생활에 전념할 수 있으며, 특히 직장없이 쉬고 있는 휴면 간호사들에게는 전문성을 살린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강사 인력업체와 일선 학교장에게만 맡겨져 있는 방과 후 교실을 '방과 후 재단' 등을 설립해 시·교육청이 함께 지원하고 관리한다면 많은 젊은이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면서 아이들에게는 유익하고 즐거운 방과 후 시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남은 물론 안심하고 직장에 매진하며 생산성을 높임은 물론 삶의 질 또한 향상될 것이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키우기 좋은 울산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보육과 교육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격차를 해소하고,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 격차를 해소해 차별 없는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이것이 결국 기회가 공평하고, 과정이 투명한 세상의 출발점이 된다.

교육·복지·문화 등 서비스산업 전반에 사회적 일자리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 생산 있는 곳에 서비스가 있고, 서비스 있는 곳에 생산성이 높아 질 수 있도록 '생산적 복지서비스'를 구현해야 한다. 장애가 있는 사람일수록 상시적 직업훈련서비스를 제공해 평생을 배우고, 또 배운 바 대로 일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서비스 산업이 일자리를 만들고, 서비스 산업이 기회의 균형을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복지가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가 돼야 한다. 특히, 4차 산업 시대를 앞두고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이 중심이 되어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연계가 활성화되고 균형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및 정보·컴퓨터서비스업과 같은 4차 산업혁명을 촉진하는 산업서비스는 물론 사람중심 교육·복지·문화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사회적 서비스 산업 육성의 정책수립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

나라 경제가 어렵다. 우리 울산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은 더 어렵게 되고 복지가 필요한 사람들은 더 많아지게 마련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흉년이지고 나라가 궁핍해 질 때 일수록 곳간을 열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조상들이 그랬듯 지금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더 많이 집중해야 할 때다. 사회적 복지서비스의 대폭적인 확충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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