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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18 울산고래축제'는 매년 봄에 열리던 행사를 7월로 늦춰 개최했다. 때문에 행사 기간과 태풍이 겹치면서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이색 콘텐츠를 보강하고 행사장 규모를 확대, 일부 프로그램 유료화 도입 등 울산을 대표하는 여름축제로의 다양한 변신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롭게 구성된 프로그램들은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울산대교를 배경으로 맥주 한잔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장생포 뮤직페스티벌'과 '장생포차' '거리 퍼레이드' 등은 한 여름 밤의 축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유료화로 진행된 행사장 곳곳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공연장 입구엔 유료 티켓을 확인하는 인력이 배치됐지만 인기가수 노래가 흘러나오자 한꺼번에 몰려든 관객들은 곳곳에 뚫린 이른바 '개구멍'을 아무렇지 않게 통과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번 축제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고래축제 유랑단'은 유료 판매를 진행하다 모객이 여의치 않자 갑작스레 무료 전환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부분 무료로 열리는 지역 축제 속에서 유료화를 통한 차별화를 모색했다면 그에 따르는 관리도 엄격했어야 한다. 이번 축제는 섣부른 유료화 결정으로 추가 예산을 낭비하고, 실제 돈을 지불하고 온 관객들에게는 오히려 손해를 보는 듯한 느낌까지 안겨줬다. 

고래축제가 여전히 '고래를 먹는 축제'와 '보호하는 축제'라는 관점이 혼재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축제장 맞은편에 위치한 '고래고기집'은 손님들로 붐비고, 다른 한편에서는 고래를 신성시하는 행사가 동시에 펼쳐진다. 이 아이러니한 광경을 보며 일부 시민환경단체들은 애견 축제를 하며 옆에서 개고기를 먹는 꼴이라고 지적한다. 

관점의 혼재 속에서 울산고래축제는 24년을 이어왔다. 그리고 해마다 같은 논란을 반복해왔다. 축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단순히 고래를 활용해 먹고 즐기는 축제로 남을지, 생태적 관점에서 진정한 고래 보호를 위한 축제로 거듭날지, 그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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