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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이 보름째 폭염특보가 이어지면서 낮 최고 기온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울산 기상대는 지난 보름 동안 아침 최저기온이 25~26도, 낮 최고 기온은 35~36도를 기록하는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에다 대기 공해도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는 '보통' 수준이지만 오존 지수는 오전 '보통'에서 오후 '나쁨', 자외선 지수는 오전 '나쁨'에서 오후 '매우 나쁨'으로 시민들의 생활 리듬을 해치고 있다. 울산은 지난 11일부터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20일부터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대 관계자는 “한낮 외출을 삼가고,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등 온열환자 발생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울산지역의 폭염이 보름 이상 계속되면서 온열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가축 폐사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지난 5월 20일부터 지금까지 온열환자 수는 총 65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가축들이 폐사하는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울주군 두서면 구량리의 한 양계농장에서 닭 600여 마리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폐사했다. 또 울주군 웅촌면의 돼지 1,900마리를 키우는 한 농가에서도 지난 14일 7마리가 폭염 때문에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고용노동부도 폭염이 지속되는 8월까지 지속적으로 건설업에 대한 지도점검을 벌이는 등 폭염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개정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 작업 시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적절하게 휴식을 제공하고, 휴식 시 이용할 수 있는 그늘진 장소를 제공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당분간 비 소식 없이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당분간 폭염이 지속되면서 온열 질환이 급증할 수 있어 한낮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온열질환은 고온에 노출돼 발생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의 질환을 의미한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이 폭염이 앞으로 10여일간 더 지속될 것이라는 예보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이틀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폭염경보 시 노약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하며,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야한다. 이 같은 시기에 가장 우려되는 것이 건강이다. 바이러스성 세균 감염과 온열환자 급증 등 건강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무엇보다 위생·건강관리가 중요한 시기다. 

울산시는 낮 기온이 35℃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지속되고 있고, 습도가 높음에 따라 식중독 예방을 위해 가정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식품안전취급 요령을 안내하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의하면 지난 100여 년간(1912~2010년) 우리나라 6대 도시 평균 기온이 약 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온이 오르면 동시에 다양한 질병균이 증가한다. 취약계층의 건강관리에 각 지자체는 면밀한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연일 폭염 피해가 잇따르자 울산시와 구군은 무더위 피해를 줄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소방서는 온열 환자를 위해 비상 구급차를 운영 중이며 울산시는 앞으로 다가올 폭염 대책반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울산시는 상황관리반, 홍보대책반, 노인관리지원반 등을 구성하고 547개소의 무더위 쉼터 비치와 관내 은행 등의 공공 기관에도 쉼터 요청을 추가할 예정이다. 울주군은 폭염대책기간인 9월까지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 예방과 폭염특보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폭염대비에 나선 상태다.

시군구에서 시행하는 대책반은 폭염에 따른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경로당, 복지회관 등 총 249개소의 무더위 쉼터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일이 급선무다. 또한 이장, 건강보건전문인력, 노인돌보미, 지역자율방재단으로 구성된 663명의 재난도우미를 지정해 취약계층 대상에게 안부전화 및 방문, 건강관리 등을 지원하고 폭염대비 국민행동요령을 홍보해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준비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온열환자 발생 등 무더위 피해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문제는 대기공해다.

무더위에 대기 공해 상황이 악화되면 피해는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여름(6∼8월)에는 전체 미세먼지 양이 줄지만 PAHs 농도는 미세먼지 양만큼 줄지 않았다. 울산 동쪽에 있는 국가산단과 주요 도로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해풍을 타고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PAHs 농도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이나 국내 인근 대도시에서 유입되는 대기오염물질을 탓하기 전에 울산 자체 오염물질 배출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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