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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딜가나 "먹고 살기 힘들다"는 푸념을 듣는다. 물가는 고공행진하고 실업률도 덩달아 오르는가하면, 영세상인들은 그저 연명하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매일을 견뎌내고 있다. 그래도 한 때는 국가경제의 심장부라 불리던 울산이었다. 그 중에서도 조선은 울산을 '한국의 산업수도' 반열에 올려놓았던 대마(大馬)였다.

울산은 조선과 함께 격동기를 보내고 운명을 함께해왔다. 해마다 이어지던 현대중공업 파업에도 시민들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이를 '관조'해왔던 것도 조선산업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시다발적인 대내외 악재로 조선업계에 빨간불이 들어온 이후에도 지속돼온 고강도 파업은 지역경제 전반에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또 국가경제 한축인 조선산업의 큰형, 현대중공업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울산은 동구의 몰락을 통해 뼈저리게 체험해야 했다.

수주 절벽, 중국 조선사의 단가 후려치기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너덜너덜해진 현대중공업의 속사정을 모르는 이는 이제 거의 없다. 현대중공업의 파업은 더이상 관심밖의 남얘기가 아닌 게다. '막무가내 귀족노조'라는 핀잔을 샀던 현대차노조가 휴가전 타결에 합의한 것도, 국가경제의 또다른 한축인 자동차산업이 조선산업 못지않은 위기상황에 놓였다는데 조합원들이 공감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마저 두려워하는 '보릿고개'에 이미 내몰린 현대중공업에서는 좀처럼 변화가 일지 않고 있는 것에 시민들은 공분하고 있다.
스웨덴을 울리며 울산으로 떠나왔던 크레인 '말뫼'가 내달 중단을 앞두고 있다. 시민들은 코쿰스 조선소 몰락으로 말뫼를 떠나보내며 스웨덴 국민들이 불렀다던 '장송곡'이 데자뷰가 돼 울산에 퍼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현대중 노사는 주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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