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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송철호 시장의 공약인 '북방 경협시대 중심기지 육성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울산시는 남북 교류협력 추진 TF를 발족해 경제협력을 비롯한 울산형 남북 교류협력 과제를 발굴하는 등 사전준비를 해왔다. 특히 얼마전에는 남북 교류협력 추진 TF 회의를 통해 남북 교류협력 추진상황과 향후 계획, 준비사항을 비롯해 민선 7기 공약과 접목해 울산을 북방경제의 거점도시로 만드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의 보이고 있다.

시는 무엇보다 우선 기반기설에 공을 들여 해양수산부가 용역 중인 신항만건설 기본계획에 울산항 북극해 항로 거점항만 육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또 울산 해양수산발전 종합계획 수립 용역에 북방경제협력 중심기지 육성 방안을 포함하고 우호 교류를 위한 대상 도시 등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관련 조례 개정, 기금 조성, 전문가 세미나 개최, 연구용역 시행 등 준비 작업에도 나설 방침이라고 한다. 북방교육에 관심이 큰 송철호 시장도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실제 경제협력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절차가 필요하다"며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북한과 경제협력, 북방경제를 울산 경제의 블루오션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송 시장은 평소에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북방경제협력을 울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함으로써 지역경제 재도약의 돌파구로 삼겠다"며 "이를 위해 전문가를 총망라한 울산 북방경제협력특위를 구성하고, 울산을 한반도 신경제 지도인 동해안 에너지·자원 벨트의 거점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울산이 북방교역에 관심을 가진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최근에는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부터다. 이 가운데 주목할 점이 철도와 해양부문의 기회다. 이미 부산의 경우 기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도착하는 일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4·27 남북정상회담 결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과 북이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힘에 따라 나오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사안이 그냥 말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가시화 할 문제라는데 있다.
철도의 연결은 단순한 교통수단의 연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강원도의 경우는 남북교류사업 재개 시 가장 가시적인 진전이 기대되는 사업으로 동해선의 연장선인 강릉∼고성 제진 간 동해북부선 철도 등 남북 강원도 간 철도 연결을 우선순위에 두었다. 동해북부선은 통일·북방시대를 대비하는 남북 종단연결교통망이자 미래 유라시아대륙과 통하는 핵심 교통망이다. 부산에서 북한∼러시아를 거쳐 유럽을 잇는 대륙철도와 연결하는 사업이다. 2016년 확정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 사업으로 반영돼 있다. 총사업비는 2조3,490억원으로 시속 250㎞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할 방침이다.

동해북부선은 부산∼울산∼삼척∼강릉∼고성∼원산을 잇는 동해선 철도의 일부분이다. 총 167.4㎞로 삼척∼동해∼강릉은 철로가 놓여있고, 강릉∼양양∼속초∼고성 구간은 단절된 상태다. 강릉∼고성 제진 구간만 연결되면 울산에서 동해안을 종단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되는 철도망을 구축할 수 있다. 고성 제진에서 군사분계선까지 7㎞는 2006년 12월 철도가 완공돼 바로 북한 철도와 연결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철도 노선이 한반도철도(TKR)∼시베리아철도 연계의 최적 노선인 데다 경제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데 있다. 만약 이 노선이 정말 실현된다면 해상운송보다 수송시간을 23일 단축, 획기적인 물류비 절감이 가능하다. 특히 동해북부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경제지도 구상의 핵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울산은 이미 동해안 시대를 대비한 여러가지 준비를 해왔다. 이미 울산은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경제 권역을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제 단순한 동해안 시대를 넘어 울산이 북방으로 향하는 경제 거점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북방으로 향하는 철도의 연결은 동해안연구개발특구 지정과 관광진흥 등을 기반으로 시베리아·북극해까지 경제권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울산의 노력 여하에 따라 북방 경제의 호재는 얼마든지 더 확장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동안 울산경제의 발전 축은 부산과 경남 등 동남권이었다. 동남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동남권경제협의회, 동남권상생발전포럼, 산업별·업종별 협회 등 기존에 구성된 각종 기관과 단체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제는 동남권 중심의 인식과 행동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해야 할 때다. 북방으로 향하는 철도와 항만이 갖춰진다면 강원도 속초, 북한 나진, 더 나아가 동시베리아와 북극해까지 경제 권역을 확대하는 환동해안시대를 향한 여건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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