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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에서 전·후반전 사이 쉬는 시간을 하프타임이라고 한다. 감독과 선수들은 하프타임을 통해 전반전 경기흐름과 분위기를 살피고 후반전을 조율한다. 지나간 전반전을 분석·진단, 조정하고 다듬어서 후반전 새로운 작전을 세우는 것이다. 그래서 하프타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될 때 전반전에 비해 선수들 기량이 월등히 좋아진 것을 보게 된다. 스포츠 경기의 하프타임과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에도 하프타임, 쉼이 필요하다.

그래서일까.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공항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공항 이용객 수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언이다. 해외로 떠나는 여행자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시대에 해외여행을 탓할 순 없다. 세계로 나가 견문을 넓혀야 미래를 보는 혜안이 밝아진다. 해외로 나가면 얼었던 소비심리도 풀리는 모양이다. 해외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여행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외 카드 결제액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뉴스다.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국내 상황과는 정반대의 모습인 셈이다. 

올여름 휴가는 자연을 벗 삼아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농촌으로 떠나보자. 우리의 농촌은 예전의 농촌이 아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다. 농촌을 체험하고, 자연을 만나고, 토종음식을 맛보고, 전통문화를 둘러보고, 농촌의 정(情)을 느껴보자. 자녀가 초·중생이라면 농촌은 더 없는 교육현장이다. 농촌에서 자연의 깨끗한 물, 산, 강, 바다, 들, 꽃과 농작물을 생산하는 농업인의 수고로움을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체험만한 교육은 없다. 농촌은 고향의 마음으로 자연만큼이나 조건없이 받아주고, 품어주고, 다독여줄 것이다.

해마다 '농촌에서 여름 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벌이는 울산농협은 올해도 '여름휴가는 농촌에서 보내세요'라는 주제로 최근 농산물 하락 등으로 힘든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아름다운 우리 농촌을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그렇다면 자연과 함께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최적의 농촌여행지는 어디일까. 농촌진흥청이 최근 여름방학을 맞은 자녀와 함께 가기 좋은 농촌 여행지를 소개했다. 지역별 농촌교육농장과 농가맛집을 중심으로 팜스테이 체험마을, 가볼만한 인근 명소까지 소개하고 있어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것이 특징이다.

농촌교육농장은 농업인 농외소득을 높이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사업장이다. 농업농촌에서 발굴한 소재를 초중고 교과 과정과 연계해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 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전국에 621곳이 분포돼 있다. 농가맛집은 지역 식자재와 전통문화를 연계해 이야기가 있는 향토음식을 상품화한 곳이다. 음식 체험공간이 조성된 곳도 있어 음식을 먹는 것 외에도 조리체험도 할 수 있다. 전국에 117곳의 농가맛집이 있다.

농진청이 소개한 농촌여행코스는 지역별로 휴양, 치유, 교육, 물놀이, 체험, 미식 등 다양한 주제(테마)가 있어 선호하는 주제를 선택해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특징을 기지고 있다. 특히 하루 이상 머물며 여유롭게 휴양과 농촌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숙박이 가능한 농장과 마을 등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농촌에서 휴가를 보내면 위축된 지역 경제와 내수경기를 살리게 된다. 농촌의 푸근하고 여유로운 휴식도 느낄 수 있다. 여름휴가를 농촌에서 보내는 것은 도농 상생의 길이다. 모쪼록 이번 여름휴가는 자신을 돌아보고 국가 경제까지 생각하는 일석이조가 되길 기원해 본다.

마지막으로 한말씀 보탠다. 자연은 삶이 버겁고 영혼이 지친 인간의 안식처다. 자연은 인간을 아무 조건없이 받아주고, 품어주고, 다독여준다. 자연에서 멀어질수록 인간은 완고해 진다. 도시의 바쁜 일상에 허덕이는 현대인에게 자연속 휴가는 꼭 있어야 할 쉼표다. 특히 자연을 벗하고, 지친 심신을 재충전하는 삶의 보너스라는 것. 잊지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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