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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복원의 세계적인 모범사례가 된 태화강이 새롭게 변신한다. 울산시는 송철호 시장 출범과 함께 태화강의 미래를 위한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지난주에는 울산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자유롭게 다양한 의견을 내놓는 '라운드 테이블'이 열렸는데, 민선 6기에서 추진해 온 '태화강 그랜드벨트'의 핵심 사업인 짚라인과 제트보트 유치 등은 폐기가 확정됐다. 친환경·생태 관광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민선 7기의 시정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모임에서는 실제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녹색문화유산태화강분과에서는 태화강 주변 역사문화 자원 보전 및 복원의 필요성과 교량을 활용한 경관 개선, 문화자원 개발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태화강 발원지 스토리텔링과 돋질산, 매립장, 삼산배수장, 요트계류장, 대도섬을 연결하는 역사 문화 축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도시재생중심태화강분과는 도시기본계획에서부터 태화강 관련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는 비전이 제시됐다. 살티길·소금길 등 시민이 참여하고, 지역성을 가진 보행로를 조성해 태화강과 주변 지역을 연결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태화루 주변 마을을 특성화하고 구간별 거점공간을 조성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의견도 나왔다.|

생태정원태화강분과는 수질 관리에 대한 제언을 중점으로 뒀다. 태화강 유역의 오수관거를 재점검하고 자연형 하천과 인공하천 구간을 구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인공적인 정원이 아닌 태화강의 생태요소를 반영한 생태 국가정원 조성이 필요하고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당위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백리대숲, 바람길, 철새 자원 등 태화강 생태자원의 효율적 관리 필요성에 주안점을 갖고 십리대숲의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놀고싶은태화강분과는 생태자원의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놀거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대한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관광 상품 개발로 울산의 생태관광자원을 태화강 중심으로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철새 자원 등 차별화된 태화강 자원을 활용한 관광 아이템을 개발하고 태화강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축제 개발 및 산발적 행사 통합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통발달의길태화강분과는 태화강 개발 시 지역민과 관광객의 공간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컨셉을 정하는 개발이 필요하고, 사용자 중심의 접근성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신교통수단 노선망 등 시에서 추진하는 정책과 연계한 계획 수립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강변축 울산고속도로와 연계한 지하도로망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모임을 통해 쏟아진 의견은 대체로 생태·친환경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제는 의견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이를 어떤식으로 만들어 가는 가에 있다. 여기서 빠져서는 안되는 부분이 태화강국가정원이다. 송철호 시장도 국가정원 문제에 대해 지금 추진 중인 규모보다 더 넓혀 추진하겠다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 의지라면 태화강의리모델링은 국가정원의 큰틀 속에서 만들어가는 것이 맞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대한민국 1호 국가 정원인 순천만에 이어 2호 국가 정원이 된다. 울산시는 국가 정원 지정 후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국가 정원을 어떻게 운영할지 방향성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행하기로 하는 등 국가정원 지정 이후의 문제도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시는 지난해 10월 64개 시민단체가 모여 출범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국가정원 지정을 촉구하는 22만여 명의 시민 서명을 받았다. 또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4월 13일부터 21일까지 '정원! 태화강에 물들다'라는 슬로건으로 국내외 정원작가 63명이 참여한 '2018 태화강 정원박람회'를 열었다. 이 박람회를 통해 태화강의 국가정원 지정에 대한 기대감과 방향성을 어느 정도 안착시켰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 돼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태보고의 현장이거나 생물 다양성의 확인 학습장, 생태복원의 현장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자산을 가진 곳이 태화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중요한 조건이 바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라는 사실이다. 50년 개발의 현장이 공해의 강에서 생태의 강으로 변한 사실은 국가정원 2호로는 어림없는 상징적 보상이다. 준비도 충분히 했다. 울산시는 올해 말까지 '태화강비전 2040' 계획 수립에 나선다. 국가정원 지정 추진, 그랜드 관광벨트 사업 등으로 태화강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기존의 태화강 마스터플랜 등에 대중교통 등 접근성 등을 보태 태화강의 활용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태화강은 다른 국가정원 후보지와는 완전히 다른 스토리를 가진 국가정원 후보지다. 이제 태화강의 고질적인 홍수 대책이나 침수 대책에 대한 보완이 과제가 됐다. 그동안 숱한 용역과 연구결과 태화강 범람과 홍수 문제에 대한 대안은 도출된 상태다. 가장 최적화된 대책을 세워 국가정원 지정에 흠결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 논의된 생태 친환경적인 태화강 새판 짜기가 국가정원과 함께 어우러지면 시너지 효과는 확실하다. 보다 적극적인 추진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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