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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울산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전선이 불안하다. 올해 상반기 울산 수출이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 등의 수출 호조에도 불구, 선박과 자동차 수출의 부진으로 지난해의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또다시 역성장의 부진에 빠졌다.

특히 상반기 전국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6.5% 증가한 2,972억 달러로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는데도 산업수도 울산의 수출은 전년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불황의 골이 깊게 드리우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가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울산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33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자체별 수출 순위는 지난해와 같이 경기, 충남에 이어 3위를 지켰으나, 수출액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품목별로는 최대 수출품목인 석유제품은 수출물량 감소(-3%)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29.8%)이 상쇄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97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제품도 수출물량 감소(-3.8%)에도 불구, 수출단가 상승(15.9%)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44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와 선박 수출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상반기 울산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감소한 72억1,000만 달러에 머물렀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10%대의 수출 감소율이다. 특히 최대 수출대상국인 대미 수출이 26.5%나 줄었다. 자동차부품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2.9%) 증가한 16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 수출은 2016~2017년 선박 수주 감소로 선박 인도 물량이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27.3% 감소한 26억5,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03년 상반기(22억4,000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013년 이후 5년만에 울산의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재부상 했다. 상반기 울산의 대중국 수출은 석유제품 및 비철금속제품 등의 수출 호조세로 전년 동기 대비 30.2% 급증한 52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수출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등 주요 품목의 수출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한 43억 달러에 그쳤다. 수입은 원유 수입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한 173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2013년 10월부터 올 들어 6월까지 56개월 연속 월별 무역흑자 행진을 지속했다.

수출부진과 함께 취업전선도 빨간불이다. 울산지역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취업자수가 24개월 째 뒷걸음질 쳤다. 경기침체로 인해 환란위기 수준으로 되돌아간 지역의 고용사정은 최저임금 여파까지 겹치는 바람에 2년 간 '쇼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울산의 지난달 실업자수는 2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2만2,000명)보다 5,000명(20.4%)이나 급증했다. 지난 3월부터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울산의 전년대비 월별 실업자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2만7,000명이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수가 전년대비 4,000명 증가했고, 4월에는 1만5,000명 늘어난 3만6,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하며 정점을 찍기도 했다. 5월에도 7,000명이 늘어난 2만8,000명을 수준을 유지했다. 환란위기 수준으로 돌아간 울산의 실업률은 4개월 간 마이너스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이에 따른 후유증으로 1999년 울산에서는 6월 3만명, 7월 3만2,000명, 8월 2만8,000명 등의 실업자가 발생한 바 있다. 취업자수 감소폭도 깊어지고 있다. 6월 취업자수는 57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59만명)보다 1만2,000명(2.0%)이나 줄어들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수는 마이너스 증가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6월 제조업의 취업자수는 18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9만6,000명)보다 8,000명(3.8%)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 취업자수는 지난 2016년 7월(-0.4%)부터 24개월 째 일자리 증발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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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불황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최근 최저임금 여파의 직격탄까지 맞으면서 급격한 일자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자영업자의 경우 9만7,000명에서 7만9,000명으로 1만8,000명(18.2%)나 줄어들었다. 특히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3만2,0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8,000명(23.4%)이나 급감했다. 심각한 상황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연말까지 지역경제의 밑바닥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인구가 줄고 경제가 경직된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 기업은 물론 당국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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